19연패 사슬 끊은 장시환, 이젠 연승 이끌 차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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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출범 원년인 1982년, OB(현 두산)의 박철순은 4월10일 해태(현 KIA)전부터 9월18일 롯데전까지 단 한 번도 패하지 않고 22연승을 달성했다.
KBO리그 투수의 개인 최다 연패 기록은 한화 장시환(36·사진)이 갖고 있다.
장시환은 2020년 9월27일 대전 NC전에서 선발 등판해 패전투수가 된 뒤 올 시즌 개막전이었던 4월1일 고척 키움전에서 구원 등판해 패전을 안으면서 19연패로 심수창(은퇴)이 보유하고 있던 기록인 18연패를 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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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전 1038일 만에 승리투수로
“승리가 이렇게 좋단 걸 다시 느껴”
부진·불운 털고 후반기 도약 기대
이 기록은 지금도 KBO리그 투수 최다 연승 기록으로 남아 있다. 투수 분업화 개념이 정립되기 이전이었던 그때 박철순은 선발과 구원을 가리지 않고 등판해 1982년 24승4패 7세이브 평균자책점 1.82라는 경이로운 성적을 써냈다. 한 시즌에만 22연승을 기록해 단일 시즌 연승 기록 역시 박철순이 보유하고 있다.
연승 기록이 있다면 연패 기록도 있는 법. KBO리그 투수의 개인 최다 연패 기록은 한화 장시환(36·사진)이 갖고 있다. 장시환은 2020년 9월27일 대전 NC전에서 선발 등판해 패전투수가 된 뒤 올 시즌 개막전이었던 4월1일 고척 키움전에서 구원 등판해 패전을 안으면서 19연패로 심수창(은퇴)이 보유하고 있던 기록인 18연패를 깼다.
4월에 단 3경기만 소화한 뒤 1군에서 자취를 감췄던 장시환은 지난 6일 1군 무대 마운드에 다시 섰다. 6일 롯데전 1이닝 무실점, 8일 SSG전 1.1이닝 무실점, 21일 NC전 1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베테랑 불펜요원으로 제 몫을 다했다.
장시환은 25일 고척 키움전에 다시 마운드에 섰다. 한화가 3-6으로 뒤지던 7회 등판해 1이닝을 단 7구로 막아냈다. 장시환의 연패 기록을 깨주기 위함이었을까. 한화 타선은 8회 초 공격에서 두 바퀴를 돌면서 무려 13점을 폭발시켜 장시환에게 승리투수 요건을 안겨줬다. 한화가 16-6 대승을 거두면서 장시환은 1038일 만에 승리투수가 돼 길고 길었던 연패 기록을 멈춰 세웠다.
19연패의 불명예 기록에는 운도 따르지 않았다. 2021년 8월26일 고척 키움전에선 7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지만, 불펜진의 방화로 승리를 날려야 했다. 지난해엔 마무리와 셋업맨을 오가며 쏠쏠한 활약 속에 14세이브 7홀드를 거뒀지만, 승리 없이 5패만 추가하며 18연패까지 당하고 말았다.
다만 뒤집어 생각해 보면 19연패를 당하면서도 그가 마운드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코칭스태프에게 신뢰할 만한 구위를 보여줬다는 얘기다. 기량이 되지 않으면 19연패란 기록도 세울 수 없다. 어쩌면 ‘훈장’과 같은 기록일 수도 있다.
경기 뒤 방송 인터뷰에서도 눈시울을 붉혔던 장시환은 “기쁘다. 8회 초 1시간의 팀 공격 때 3년간 19연패를 했던 시간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승리가 이렇게 좋은 것이란 걸 또 한 번 느꼈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 3년간 최하위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한화는 올 시즌엔 중위권 싸움을 할 수 있는 상황으로 올라섰다. 눈물 나는 연패 탈출을 경험한 장시환이 한화의 후반기 도약에 힘을 보탤지 주목된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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