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대왕 동상, 수원 상징하는 랜드마크로 만들어야"
수원 팔달산 인근에 설치된 정조대왕 동상을 화성행궁광장으로 이전해 정조의 정신을 제대로 계승하고, 수원의 랜드마크로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조대왕 동상 이전 범시민추진위원회(추진위)는 26일 오후 2시 팔달문화센터에서 ‘정조대왕 동상 행궁광장 이전이 정조 정신 계승의 시작’이라는 주제로 공청회 및 범시민 대토론회를 개최했다.
정조대왕 동상은 수원특례시가 정조의 정신을 기리고자 지난 1999년부터 2003년까지 예산 19억9천700만원을 투입해 수원 팔달산 신풍배수지 부지에 건립했다. 다만 건립 위치가 배수지, 즉 높고 한적한 곳인 탓에 그동안 정체성 및 접근성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줄곧 제기돼 왔다.
이날 발제에 나선 김준혁 한신대 역사학과 교수는 “현재 동상을 찾는 시민은 거의 없으며 심지어 동상 존재조차 모르는 시민도 있다”며 “동상을 이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를 위해선 시민과의 진정성 있는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동상 이전은 정조의 정신 계승은 물론 수원특례시의 미래 발전에 큰 도움이 될 중요한 기반이자 시작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후 토론을 시작한 패널들은 하나같이 동상을 화성행궁 광장으로 이전해 서울 광화문광장 내 세종대왕·이순신장군 동상처럼 수원을 상징하는 랜드마크로 정착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래야 수원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정조의 정신을 제대로 기릴 수 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관광자원으로도 활용할 수 있어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이재복 수원대 미술대학원장은 “수원에서 볼만한 기념비적인 것은 수원화성 빼곤 없다”며 “이제라도 동상을 모든 사람이 공유하는 공간으로 옮겨 정조의 기록과 예술, 학문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진호 전 수원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은 “동상이 화성행궁 광장으로 이전된다면 문화·관광 측면에서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우선 수원을 상징하는 랜드마크로 떠오르게 되고, 수원의 역사와 문화를 올바르게 알리는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자연을 위해서라도 동상을 이전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팔단산 중턱 배수지 부지에 건립된 동상이 숲을 인위적으로 단절시켜 경관을 해치는 데다 환경 문제가 우려된다는 판단이 깔린 목소리다.
박영순 녹색환경보전 연합회 사무총장은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라도 환경을 보전하는 차원에서 정조대왕 동상을 속히 이전하고, 푸른 솦을 조성해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돌려줘야 한다”며 “2050 탄소중립을 완벽하게 실천하기 위해 꼭 필요한 움직임”이라고 했다.
한편으로는 동상 이전을 위해선 무엇보다 명분 확보가 우선돼야 한다는 경고도 이어졌다. 단지 접근성 개선, 관광 활성화 등의 이유로 동상 이전 필요성을 제기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판단이라는 얘기다.
최순종 경기대 대학원장은 “실용적인 측면에서 동상 이전의 당위성을 주장할 게 아니라 새롭게 건립되는 장소가 역사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고려해야 한다”며 “즉 새로운 이전 장소에 대한 ‘사적 고증’ 작업이 충분히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번 토론회에는 엄익수 추진위 위원장과 김용서 전 수원특례시장, 국민의힘 이창성·한규택·이혜련·박재순 수원갑·을·병·무당협위원장, 이찬열 전 국회의원, 시·도의원 등 내빈 100여명이 참석했다.
엄 위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동상 이전을 통해 잠자고 있던 우리의 역사적 가치와 우수한 전통인 충·효를 일깨워 우수한 후학을 양성, 나라의 동량이 되도록 하고 싶다”며 “이 말고도 관광자원으로서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 등 수원을 발전시키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기현 기자 fact@kyeonggi.com
Copyright © 경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가족 앞 전 여친 살해' 34세 서동하 신상·머그샷 공개
- 용인 주택가에서 전기차 등 2대 화재…주민 4명 대피
- 코모도왕도마뱀 등 외래생물 1천800여마리 밀수 일당 검거
- 교문 앞 서성이는 어머니…철문 닫혀도 굳건한 ‘모성애’ [2025 수능]
- 초등학생에게 음란물 시청 강요한 촉법소년 3명 붙잡혀
- 尹대통령 15일 한미일 정상회의…트럼프 회동 여부 주목
- [속보] '후원금 횡령' 윤미향 징역형 집행유예 확정
- 한동훈 “민주당, 434억 반환해도 500억원 남아…자해 마케팅 안 통해”
- 박영선 전 장관 “인천, 반도체·AI 경쟁력 갖춰야"
- 용인 고림동서 직장 동료에 흉기를 휘두른 필리핀 근로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