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해답은 산림”… ‘푸른 강원의 힘’ 세계에 알린다 [지방기획]

배상철 2023. 7. 26.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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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세계산림엑스포’ 한 달여 앞으로
9월 22일부터 31일 동안 열려
일제강점·전쟁으로 산림 훼손
황무지→울창한 숲으로 복원
산림녹화 우수성 홍보 기대
해외지방정부 등 39개 참여
푸른 지구관 등 5개 테마 구성
랜드마크 ‘솔방울 전망대’ 설치
꽃길·백일장… 즐길거리도 ‘풍성’
세계 최초 산림분야 박람회인 ‘2023 강원세계산림엑스포’ 개막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세계 인류의 미래, 산림에서 찾는다’를 주제로 9월 22일부터 10월 22일까지 31일간 강원 고성군 토성면 인흥리 세계잼버리수련장과 속초·인제·양양 일대에서 열린다. 이번 산림엑스포는 기후변화 위기 속에서 해외 지방정부와 함께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한편 산림 자원을 공유하고 교류·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강원도가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는 산림산업의 미래를 가늠해보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강원세계산림엑스포 랜드마크 ‘솔방울 전망대’. 강원도 제공
◆주제별 전시관과 ‘솔방울 전망대’ 설치

주행사장은 고성 세계잼버리수련장 일대에 마련된다. 주제별로 5개 전시관이 설치된다. ‘푸른 지구관’에서는 기후위기 시대의 유일한 해답으로 제시되는 숲의 과거, 현재, 미래를 담은 영상이 상영된다. 1200㎡ 공간의 벽과 바닥에서 펼쳐지는 웅장한 영상은 관람객에게 전율을 선사한다. ‘산림 평화관’을 찾으면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며 황폐화된 우리나라 산림의 복원 과정과 비무장지대(DMZ) 산림 생태계에 대한 숨겨진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다.

‘문화 유산관’은 실제 나무에 새겨진 나이테를 통해 산림과 함께한 우리 선조들의 역사를 보여준다. 또 강원도 내 유명 사찰의 절경을 표현한 미디어아트 작품이 전시되고, 숲을 지키는 사람들과 만날 기회가 주어진다. ‘휴양 치유관’은 아이들을 위한 공간으로 꾸며진다. 동화 속 인물로 분장한 연기자와 함께 어린이 놀이터에서 뛰놀고 가상현실(VR)에서 숲을 체험할 수 있다. ‘산업 교류관’은 산림관련 산업 전반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주행사장에는 솔방울과 씨앗을 모티브로 만든 산림엑스포 랜드마크인 ‘솔방울 전망대’가 설치된다. 가로 28.5m, 세로 25m, 높이 45m로 동시 수용인원은 500명이다. 오르내리는 길은 왕복 1.2㎞로 중간에 관람객들이 쉬어갈 수 있는 26개의 포켓 전망대가 마련돼 있다. 상부 전망대에 오르면 설악산 울산바위를 비롯한 주요 산봉우리와 동해바다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바닥은 아래가 보이도록 설계해 관람객들이 스릴감을 만끽할 수 있도록 했다.
강원세계산림엑스포 ‘산림 평화관’ 구상도.
◆속초·인제·고성·양양에 부행사장, 이벤트 풍성

부행사장인 속초·인제·고성·양양에도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넘친다. 속초 청초호 공원에는 ‘빛으로 표현하는 생명의 숲’을 주제로 국화꽃 길과 불빛 터널이 조성된다. 연인과 함께 걸으면 낭만을 느낄 수 있다. 설악산자생식물원은 산림엑스포 기간 중 총 3회에 걸쳐 식물원과 설악누리길을 탐방하는 숲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산림문화백일장을 개최할 예정이다.

인제 용대관광지 일원엔 임산물 한마당 축제가 열린다. 지역에서 생산된 임산물을 맛보고 입맛에 맞으면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람사르협약 국내 1호 습지이자 국내 유일의 고층습원인 대암산 용늪을 탐방하고, 내설악 심산유곡에 자리한 고즈넉한 백담사에서 사찰 생활을 체험하는 템플스테이 기회가 제공된다. 가족과 함께 손잡고 피톤치드향 가득한 자작나무 숲길을 걸어보는 일정도 추천한다.

풍성하게 준비된 공연과 이벤트도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릴 전망이다. 산림엑스포 개막일인 9월 22일에는 솔방울 전망대 앞 무대에서 트로트가수 홍진영·장민호·이찬원의 축하공연이 예정돼 있다. 23일과 24일에는 설하윤·박재정·백아연이 출연하는 트로트·발라드 콘서트가 이어진다. 10월 8일에는 가수 코요태와 백지영의 무대가 펼쳐지고 10월 14일에는 가수 박혜원과 KCM이 관람객들과 만난다. 상설무대에서는 지역 문화예술공연팀이 총 70여회에 걸쳐 춤과 노래, 마임, 사물놀이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체험행사가 다양하게 펼쳐진다. 숲속 이미지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인화해주는 ‘숲속 사진관’, 숲속에서 보물을 찾고 오징어 게임을 모티브로 한 게임을 즐기는 ‘숲속 플레이 그라운드’가 운영된다. 양양 송이밸리자연휴양림에서는 솔방울로 트리를 꾸미고, 나무를 활용해 핸드폰 거치대와 악기를 만들어 가져갈 수 있다.

◆해외지방정부 등 39개 참여, 산림 우수성 홍보

강원도는 이번 산림엑스포가 국내는 물론 강원도 산림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우리나라 산림 면적은 629만㏊로 전체 국토의 63%를 차지하는데 이 가운데 22%가 강원도에 있다. 특히 강원도 전체 면적의 81%는 산림이다. 강원도는 산림청이 선정한 100대 명산 중 22개, 50대 명품 숲 중 15개를 보유해 국내 최대 명산, 명품 숲 보유지역이다.

강원도는 일제강점기 당시 산림수탈과 한국전쟁을 연이어 거치면서 훼손된 산림을 복원해 지금의 울창한 산림을 만들었다. 1946년 1㏊당 8㎡에 불과했던 강원도 산림의 임목축적은 2020년 1㏊당 170㎡로 21.2배 증가했다. 임목축적은 산림이 얼마나 울창한지 나타내는 지표다. 지난해 2만923㏊에 달하는 산림을 태운 울진·삼척 대형 산불과 2019년 산림 1266㏊를 잿더미로 만든 고성 산불 피해를 복원하는 등 산림 분야에서 강원도는 독보적인 경험과 노하우를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일본 돗토리현, 나가노현, 러시아 연해주, 캐나다 앨버타주, 중국 지린, 몽골 튜브도, 캄보디아 씨엠립, 베트남 광린, 말레이시아 사라왁, 라오스 로앙프라방 등 10개 해외지방정부가 산림엑스포 참여 의사를 밝혔다. 또 호주, 페루, 쿠웨이트, 슬로베니아 등 29개 주한대사관에서 참석을 확정했다. 강원도는 산림엑스포 개막 직전까지 참여를 희망하는 지방정부와 주한대사관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강원도는 올해 초 개최지에 포함된 시·군과 협력회의를 여는 등 손님맞이 준비를 대부분 마친 상태다. 조직위원회는 해외 주요 도시에서 적극적인 홍보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달에는 고성 일대에서 산림엑스포 성공을 기원하는 숲길 걷기대회를 열어 성황리에 마쳤다. 강원도산림조합장협의회를 비롯한 한국산림기술사협회 강원지회, 신한은행 강원본부 등 기업과 기관, 단체들은 잇따라 후원금을 전달하며 성공적인 개최에 힘을 보태고 있다.

김동일 산림엑스포 조직위원회 상임부위원장은 “숲과 나무, 그리고 친환경 소재를 활용한 다양한 체험을 통해 산림과 더 친밀해지고 산림의 소중함을 느끼는 시간이 될 것”이라며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남은 기간 착실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김진태 강원지사 “엑스포 통해 산림 가치 재조명  발전과 보존의 조화 보여줄것” 

“강원도는 산림을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산림을 활용한 탄소중립과 녹색성장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강원세계산림엑스포를 통해 발전과 보존이 조화를 이뤄내는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강원세계산림엑스포 조직위원장을 맡은 김진태(사진) 강원도지사는 26일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산림엑스포가 열리는 9~10월은 설악산에 단풍이 예쁘게 드는 시기다. 방문객들이 직접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행사가 마련됐으니 강원도에서 청정 자연을 즐기다 가시길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지사는 강원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처음 열리는 국제행사인 산림엑스포가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와 생태위기가 가속화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산림의 가치를 재조명하는 산림엑스포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며 “강원도 산림의 위상과 가치를 대내외적으로 널리 알리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하며, 앞으로도 산림엑스포를 이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산림엑스포 준비 과정에서 겪은 우여곡절도 밝혔다. 김 지사는 “당초 2022년 상반기에 개최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와 대형 산불이 연이어 터지면서 안전사고 우려가 커졌고 결국 올해 하반기로 일정이 조정됐다”며 “봄에서 가을로 개최시기가 변경된 것인데, 강원도 지역 곳곳에서 열리는 가을축제와 함께 즐길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오히려 풍성한 행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준비기간이 늘어난 만큼 방문객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축제가 될 것”이라고 했다.

김 지사는 “고성에 새롭게 건설한 랜드마크인 솔방울 전망대에 올라가 강원도를 조망하고 산림을 느껴보길 추천한다. 오감이 만족하는 특별한 경험과 추억을 안고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며 “산림엑스포를 성공적으로 개최할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의 관심과 응원,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고성=배상철 기자 b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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