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그 고생을 또… 코로나 재확산 기업 비상
日평균 확진자 4만명까지 치솟아
정부는 내달부터 독감수준 하향
전문가 "하루 10만명대 될수도"
한 대기업 관리팀에선 소속 직원 12명중 4명이 최근 코로나19에 재감염됐다. 하지만 하반기 경영계획을 짜느라 이중 2명은 회사에 출근하고 나머지는 재택근무를 했다. 이런 사실을 팀장은 회사에 알리지 않고 쉬쉬하고 넘어갔다. 윗선에 보고할 업무가 급했기 때문이다.
정부가 코로나의 감염병 등급을 8월초 이후 독감 수준으로 하향 조정한다고 26일 공식발표했음에도 신규 확진자 수가 다시 급증하면서 기업체에선 어수선한 분위기다. 특히 여름 휴가철에 독감까지 유행하면서 코로나 확진자를 근무하게 해야 할지, 공가(公暇)를 줘야 할 지 정부 지침이 없어지면서 혼란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 감염 증상에도 불구하고 확진 검사를 받지 않은 사람까지 포함하면 하루 감염자가 정부 발표의 2∼3배인 10만명을 넘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산했다.
한 자동차 부품사에서 근무하는 B(34) 과장은 최근 코로나19에 확진돼 잡혀있던 미팅과 출장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 그는 "주변 눈치가 보여 3일간 공가를 쓰는 것도 편치 않았다"고 전했다. 한 치킨업체는 최근 홍보팀 직원 한 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직원은 임원들에게 즉시 보고했고, 같은 공간에서 근무한 밀접접촉자 3명은 즉각 코로나19 검사를 했다. 다행히 음성이었지만 외부 미팅을 전부 취소해야만 했다. 이 기업은 이후 코로나19 사내지침을 다시 안내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밀폐·밀집된 환경 또는 비말생성이 많은 환경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최대한 식사는 따로 할 것을 당부하는 사내지침을 내보냈다"고 밝혔다.
컬리는 코로나 재확산으로 인한 비상 상황에 대비해 이번 달에만 두차례 코로나19에 주의해 달라는 내용의 공지를 띄웠다. 컬리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현황을 파악 중이며, 어떻게 대응할 지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롯데면세점은 지난 13일 여름철 코로나19 재유행 예방 관련 방역 지침을 사내 게시판에 공지했다. 코로나19에 감염되면 검사일로부터 5일간 미출근 지침을 내리고, 재택근무를 하거나 부서 및 개인 사정에 따라 연차를 사용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전자·자동차·배터리·정유 업계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코로나19 공가를 5일에서 3일로 축소했으나, 심각도에 따라 유연하게 조율할 방침이다. 다수의 기업은 코로나19 확진 시 공가 없이 재택근무로 전환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코로나 확진자 급증에도 불구, 이날 코로나19 심각도와 전파력이 낮아졌다며 감염병 등급을 2급에서 4급으로 하향 조정하는 내용의 고시 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전문가들은 이로 인해 방역 완화와 법적 지원 후퇴 가능성 등을 우려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 재확산 원인 중 하나로 의무 공가 폐지를 꼽았다. 그는 "예전엔 회사에서 병가를 줬는데 (방역 완화조치로)본인 연차를 쓰게 되자 많은 분이 검사를 안 받고 격리도 안 되는 이런 상황이 전파율을 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증상이 가벼운 사람들은 병원 갈 필요도 없고 병원 가서 진단받아 봐야 회사에서 쉬겠다고 얘기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니 다른 감기겠거니 하고 그냥 지나간다"고 말했다.
지난 5∼6월 11만∼12만명대를 유지하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이달 들어 첫째 주 15만명대, 둘째 주 18만명대로 늘더니 셋째 주에는 25만명대로 급증했다. 이달 18∼22일 사이에는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연일 4만명대에 이르러 올해 1월 이후 가장 많은 수를 기록했다.
확진자 증가세에 편의점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와 마스크 판매도 늘고 있다. CU에 따르면 이달 18∼24일 기준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 매출은 직전 주(11∼17일)에 비해 34.8% 늘었다. 최근 수개월 간 줄곧 감소하던 마스크 매출도 이달 들어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달 18∼24일 기준으로 보면 직전 주 대비 13.5% 늘었다. GS25에서도 18∼24일 사이 자가진단키트와 마스크 매출이 직전 주 대비 각각 39.3%, 14.1% 증가하는 등 비슷한 추이를 나타냈다.박은희·김수연·장우진기자
eh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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