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수로 구실 못 해”…피해 누가 책임지나?
[KBS 창원] [앵커]
장마가 끝났다고 하지만, 집중호우가 남긴 상처는 적지 않습니다.
김해에서는 한 산업단지 공사 현장 주변에서 집중호우에 배수로가 제 구실을 하지 못하면서, 농민들이 침수 피해를 봤습니다.
배수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비닐하우스에서 농사를 짓는 윤봉고 씨.
수확을 한 달여 앞둔 참깨 뿌리가 모두 썩어가고 있습니다.
지난 16일 집중호우로 인근 하천이 범람하면서 침수 피해를 본 것입니다.
[윤봉고/침수 피해 농민 : "30여 년 동안 처음입니다. 16일 날 폭우가 와서 산업단지에 물이 운하천으로 흐르는 바람에 침수됐습니다."]
인근 한 주택도 물에 잠기면서 바닥 흙이 유실돼 벽체가 갈라지는 피해를 봤습니다.
주민들은 하천 인접한 곳에 대규모 산업단지를 조성하면서, 배수시설을 제대로 정비하지 않은 것이 이번 침수의 원인이라고 주장합니다.
애초 산업단지 시행사는 배수시설을 설치해 주민 피해가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시설 완공까지 1년이나 남았습니다.
[산업단지 시행사 관계자/음성변조 : "산업단지를 지으면 (우수를) 차집해서 배수 펌프장으로 모아서 반출하기 때문에 아직 저희가 공사가 다 안 됐는데…."]
침수 피해 주민들은 농수로를 관리하는 농어촌공사도 책임이 있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농어촌공사는 대규모 산업단지 공사가 끝나야 농수로와 배수로 정비가 가능하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농어촌공사 관계자/음성변조 : "산단에서 (배수로 등) 대체시설이 완비되면 저희가 준공검사를 나갑니다. 가서 미비한 점이 있으면 그때 가서 시정할 것은 시정하고…."]
침수 피해가 발생했지만, 서로 책임을 떠미는 산업단지 시행사와 농어촌공사.
피해 주민은 하늘 탓만 해야 할 형편입니다.
KBS 뉴스 배수영입니다.
촬영:박민재
배수영 기자 (sooyou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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