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영 단순 타박상'에 한숨 돌린 KIA, 슈퍼 루키는 1년 만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다
KIA는 26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릴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원정 경기를 앞두고 선발 라인업을 발표했다.
최원준(1루수)-김도영(3루수)-나성범(우익수)-최형우(좌익수)-소크라테스 브리토(중견수)-김선빈(2루수)-고종욱(지명타자)-김태군(포수)-박찬호(유격수)로 타선을 꾸렸고, 마운드에는 마리오 산체스가 선다.
KIA에 맞서는 NC는 손아섭(우익수)-박민우(2루수)-박건우(지명타자)-제이슨 마틴(중견수)-권희동(좌익수)-도태훈(3루수)-윤형준(1루수)-박세혁(포수)-김주원(유격수)으로 타선을 구성했다. 선발은 송명기.
양 팀 라인업에는 전날(25일) 아찔한 부상으로 이탈했던 김도영의 선발 복귀가 가장 눈에 띄었다. 김도영은 25일 창원 NC전, KIA가 3-5로 뒤진 9회초 주자 없는 2사 상황에서 NC 마무리 이용찬을 마주했다. 김도영은 0B2S에서도 끈질기게 이용찬의 공을 걷어냈고 어느덧 맞대결은 8구째에 다다랐다. 김도영은 몸쪽으로 떨어지는 이용찬의 시속 132km 포크볼을 걷어냈고 이 타구는 김도영의 왼쪽 발에 맞고 파울이 됐다. 맞자마자 김도영은 발을 감싼 채 몸을 구르며 통증을 호소했고 결국 제 발로 경기장 밖으로 걸어 나갔다. 이후 변우혁이 대타로 들어서 헛스윙 삼진 처리되며 경기는 KIA의 3-5 패배로 끝났으나, 팬들의 시선은 김도영에게 향했다.
이제 겨우 프로 2년 차가 된 김도영의 과거 부상 이력을 생각한다면 팬들의 걱정은 당연했다. 광주대성초-광주동성중-광주동성고를 졸업한 김도영은 메이저리그의 강력한 러브콜을 뿌리치고 KBO를 선택, 2022년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KIA에 입단했다. 제2의 이종범이라는 별명에 걸맞은 빠른 발, 맹렬한 배트 스피드와 몸통 회전에서 비롯된 시속 170㎞까지도 나오는 타구속도, 뛰어난 콘택트 능력과 장타력 그리고 강한 어깨까지 광주 지역에서 모처럼 나온 5툴 플레이어 유망주였다.
하지만 모두가 기대하던 슈퍼 루키는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기량을 피우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에는 스프링캠프 기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탓에 제대로 훈련을 받지 못한 채 정규 시즌에 돌입했고 결국 4월 한 달간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다. 후반기 들어 차츰 1군 무대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고 올해 미국 스프링캠프에서는 정상적으로 훈련을 소화하며 내부적으로 더 큰 기대를 받았다.
시범경기 타율 0.295, OPS 0.831의 맹타로 주전 3루수를 꿰찬 기쁨도 잠시, 4월 2일 SSG 랜더스와 개막 시리즈에서 왼쪽 중족골 골절 부상을 당했다. 전반기 아웃까지 예상됐지만, 나성범(34)과 함께 몸에 안 좋은 것은 모두 멀리하고 재활에만 매달렸고 지난달 23일 예상보다 빠르게 1군에 복귀할 수 있었다. 복귀 후 김도영은 스타뉴스에 "정말 힘들어서 앞으로는 진짜 다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는 재활 소감을 남기며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그 과정을 아는 KIA였기에 이번 부상의 진단 결과에 촉각을 세울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다행히 곧장 선발 라인업으로 복귀하면서 이번 일은 슈퍼 루키가 1년 만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성장했음을 입증하는 작은 해프닝으로 끝났다. KIA 관계자는 "결과는 어젯밤 나왔다. 부상 후 병원으로 향했고 검진 결과 단순 타박상이었다"고 전했다.
만약 김도영이 또다시 장기 부상을 끊었다면 류지혁(29·삼성 라이온즈)도 트레이드로 보낸 KIA로서는 아찔한 상황이 펼쳐질 뻔했다. 김도영이 6월 23일 복귀 후 이날 경기 전까지 타율 0.309, 2홈런 7타점 10득점 6도루, 출루율 0.342 장타율 0.500 OPS 0.842로 리그 수위급 활약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 같은 기간 OPS로만 따지면 나성범에 이어 팀 내 2위, 리그 전체 17위다. 테이블세터로서도 제격이어서 복귀 후 김혜성(24·키움 히어로즈)과 도루 공동 1위로 상대 내야를 휘젓고 있다.
기대했던 활약을 보여주는 김도영에 어린 후배의 부담을 덜어주려 백업 발언을 했던 최형우(40)도 마음 놓고 자랑한 바 있다. 올스타전에서 만난 최형우는 "지난해까지 (김)도영이가 백업 느낌이 있어서 한 발언일 뿐이다. 지금처럼만 해주면 도움이 되는 것을 넘어 우리 팀의 주축 선수다. 주전이 문제가 아닌 슈퍼스타"라며 한껏 추켜세웠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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