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안 돋보기] 대구 북구 ‘특화 도심재생’…낙후마을 대변신
[KBS 대구] 경북도청 이전으로 도심 공동화가 우려됐던 산격1동.
대구 북구 최초의 도시재생사업 대상지가 됐습니다.
북구청이 구상한 사업의 출발점은 구암서원.
이곳을 찾는 관광객을 마을로 유입해 보자는 거였습니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마을카페와 목공소입니다.
운영 주체는 마을주민들입니다.
목공 체험을 위해 이곳을 찾은 이웃 마을 주민은 또 다른 이웃을 불러들이는 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이영욱/대구시 대현동 : "제 또래들이 이런 걸 좋아하잖아요. 계속 아파트만 보다가 이 동네 와서 느낀 건 하늘이 참 가깝다. 하늘이 바로 보이는 그런 게 있거든요. 그래서 친구 동료들과 놀러 옵니다. 이 동네에. 소개도 하고."]
주민들의 사랑방으로 자리 잡은 마을 카페.
주민들의 소통공간인 동시에 적으나마 마을 소득원이 되고 있습니다.
[서상우/마을관리 사회적 협동조합 부이사장 : "용돈 벌이 정도 할 수 있고 주민들이 모여서 같이 활동하고 앞으로도 계속 활동할 수 있는 그런 운영비 정도는 충분히 충당할 수 있습니다."]
좁은 골목길을 사이에 두고 작은 집들이 다닥다닥 붙은 곳.
복현1동은 6·25전쟁 피란민들이 삶을 이어온 대표적 피란촌입니다.
2019년부터 진행 중인 도시재생사업은 그저 낡은 집을 허물고 새집을 짓는 방식이 아닙니다.
북구청이 추진하는 방식은 세대를 아우르는 이른바 어울림 마을 조성입니다.
서로를 의지하며 힘든 나날을 이겨낸 피란촌의 공동체 문화를 보존하자는 겁니다.
그러기 위해 어르신들은 기억을 말해 줍니다.
[강순덕/대구시 복현1동/79세 : "공동변소를 사용했고, 곤로 쓰는 분도 있었고, 세월이 흐르다 보니 연탄을 사용했고..."]
청년들은 그 기억을 기록합니다.
책과 사진, 영상으로 마을의 역사를 기록한 지 5년째입니다.
[정보경/복현1동 역사 기록 담당 :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기록을 남겨야 다음에 후손들, 그리고 여기서 살아가는 청년들, 주민들이 같이 공유할 수 있는 가치가 있지 않을까."]
머잖아 낡은 집들은 사라지고 영구임대와 청년 주택이 생기지만, 원주민과 청년 세대가 어울려 공동체 문화를 일구도록 하자는 게 이 마을 재생사업의 근간입니다.
[서현주/대구 북구청 도시재생팀장 : "주민들의 역량을 강화해서 같이 어울려 살 수 있게끔. 왜냐하면, 요즘은 도시가 전부 각자 생활, 개인 생활 위주로 하기 때문에 어울려 산다는 게 익숙하지 않습니다."]
대구 칠성시장의 한 축을 이루는 가구 골목.
이 일대 재생사업의 일환으로 목공예 공방이 생긴 지 일 년.
가구 골목에 입주한 70여 개 업체들의 소통창구가 됐습니다.
나무제품을 다룬다는 공통 관심사가 있다 보니 전에 없던 공동체 문화가 저절로 생겨났다고 말합니다.
[이재덕/칠성동 주민협의회 대표 : "저희들이 자주 이 공간에서 만나고 회의하고 연구하고 하다 보니까 이제는 경쟁 관계가 아닌 협업 관계로 변화되어서 저희들 가구시장이 좀 더 활성화될 수 있지 않을까라는 그런 생각을 가져봅니다."]
도시재생사업 대상지가 많은 대구 북구.
산격동은 경북대와 연계한 청년, 관음동은 반려동물, 그리고 침산동은 녹색경관을 주제로 내세워 재생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근수/대구 북구청 부구청장 : "수도권 집중화로 인해 대구만 하더라도 인구감소와 지방소멸이라는 시대적인 과제를 벗어나기 힘든 상황입니다. 그래서 우리 북구청에서는 마을별 특성을 살린 도새재생사업을 통해서 도시의 활력을 불어넣는 그런 사업을 펼쳐나갈 계획입니다."]
해당지역 특성을 살려내는 대구 북구의 특화형 도시재생사업.
도로정비와 공원 조성 등 번듯한 외형 만들기에만 치중하는 대신 공동체 문화를 통한 낙후마을의 대변신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영재입니다.
촬영기자:김석현
김영재 기자 (cha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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