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도시’ 부산]③ 피할 수 있었던 사망…‘사회·경제적 격차’ 살펴야
[KBS 부산] [앵커]
부산 시민들의 건강 지표가 나쁜 이유를 추적하고 해법을 찾아보는 KBS의 연속 보도 이어갑니다.
질병을 예방하고 제때 치료하면 사망률을 낮출 수 있지만, 부산의 현실은 그렇지 못한데요,
노동과 주거 여건 등 질병 사망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경제적 격차를 분석했습니다.
황현규 기자입니다.
[리포트]
부산 중구 복합건강센터.
주민들이 혈당과 혈압 등 기본적인 건강 상태를 확인합니다.
3년 전 문을 연 이 센터에선, 치매나 우울증 검사와 함께 재활 운동도 할 수 있습니다.
한 곳에서 정신과 신체 건강 모두 체계적으로 관리해 주는 겁니다.
[한지연/부산 중구 건강증진계장 : "나이가 들어서 아프시니까 저희가 예방을 하고 관리를 해 드립니다. 이렇게 하는 것만으로도 그분한테는 마음적인 지지도 되고요. 좀 더 큰 질환을 막는 예방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처럼 질병을 예방하거나 치료해 피할 수 있는 죽음, 이른바 회피 가능 사망률을 살펴봤습니다.
2020년 기준 부산은 115명 정도로, 충북에 이어 전국 17개 시·도 중 두 번째로 높았습니다.
가장 낮은 서울의 경우 부산보다 24명 정도 적게 사망했습니다.
회피 가능 사망률을 부산 16개 구·군별로 보면, 영도구와 서구, 중구, 동구, 사상구 순으로 높았습니다.
치료나 예방으로 피할 수 있었던 사망자가 부산 평균보다 19명에서 최대 35명가량 많습니다.
이 지역의 회피 가능 사망률은 전국 250여 개 구·군 중에서도 상위 20%에 들 정도로 높습니다.
[고영규/부산시 공공보건의료지원단 책임 연구원 : "(실제) 많이 사망하고 있는 질환을 목록화해서 넣은 것이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사망률이 부산의 경우 열악하게, 안 좋게 나오는 것들이 결국에는 동일한 결과가 회피 가능 (사망률)에서도 나타나는 부분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회피 가능 사망률이 지역 주민들의 생활 여건과는 어떤 관계가 있는지 비교해 봤습니다.
이른바 '박탈지수'는 사회·경제적 결핍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인데요,
부산시 공공보건의료지원단에서 노동과 주거 환경, 가족 구성 등을 점수화해 분석한 부산 지역 박탈지수 결과입니다.
2020년을 기준으로 중구와 동구, 영도구, 서구 순으로 높게 나왔습니다.
최근 10년 동안에도 원도심권은 박탈지수가 전국 평균값을 계속 웃돌았는데요,
앞서 살펴본 회피 가능 사망률이 높게 나타나는 지역과 겹칩니다.
피할 수 있는 사망을 줄이려면 이처럼 사회·경제적 격차를 포함해 다양한 원인을 찾아 분석해야 합니다.
[고영규/부산시 공공보건의료지원단 책임 연구원 : "이러한 진단 결과가 나온 것에 대한 '직접적인 원인이 뭘까?'도 이제 의료 분야, 건강 분야, 건강 행태 분야, 건강 수준 분야, 사회·경제적 분야로 나눠서 봐야 하는 부분이라서…."]
문제는 현재의 공공 의료 체계로는 주요 사망 원인인 암과 심장 질환, 뇌혈관 질환 등을 관리하고 치료하기에 역부족이라는 겁니다.
[김병권/부산시 공공보건의료지원단장/동아대 의대 교수 : "공공에서 어떤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느냐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죠. 실제로 여러 가지 문제로 질병이 생겼을 때 다음 단계로 처치해 줄 수 있는 정책적인 배려, 정책적으로 접근하는 부분이 아직 부족할 수밖에 없는 거죠."]
이 때문에 예산을 늘려 공공 의료 시설과 인력을 확보하고 민간 병원과의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것도 과제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황현규입니다.
촬영기자:정운호/그래픽:김희나
황현규 기자 (tru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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