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 "할 수 있는 모든 것 했다"…류승완, '밀수'로 다시 액션의 정점을 찍다

김성현 2023. 7. 26.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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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수'를 연출한 류승완 감독 ⓒNEW

"아쉬운 점이요? 별로 없어요. 물속에서 액션신을 촬영하며 정말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했거든요. 해볼 수 있는 능력치 안에서는 다 했기 때문에 실제 촬영장에서도 짜릿했죠. (중략) '밀수'는 어떤 장르적 공식을 따라가야 한다는 생각은 없었어요. 어떤 식이든 관객에게 기분 좋은 배신을 일으키는 작품이길 원했어요." (류승완 감독, 영화 '밀수' 인터뷰 中)

2000년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로 데뷔한 이후 '다찌마와 리', '피도 눈물도 없이', '아라한 장풍대작전', '주먹이 운다', '짝패', '부당거래', '베를린' 등을 거쳐 2015년 '베테랑'으로 '천만 관객' 동원까지. 장르물 장인이자 액션의 대가라는 애칭을 얻으며, 충무로에서 대체불가한 감독으로 자리매김한 류승완 감독이 새 영화 '밀수'로 관객들을 찾아온다.

김혜수, 염정아 씨 등을 비롯해 조인성, 박정민, 고민시 씨까지. 영화계 걸출한 배우들을 한데 모은 영화 '밀수'는 1970년대를 배경으로, 바다 아래 던져진 각종 밀수품을 건져 올리며 생계를 이어가던 해녀들이 일생일대의 큰 판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해양범죄활극.

오늘(26일) 개봉한 영화는 이날 42.2%로 압도적인 예매율 1위를 기록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밀수'가 베일을 벗은 이날 오후 YTN은 영화를 연출한 류승완 감독과 서울시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갖고 작품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마련했다.

'밀수'를 연출한 류승완 감독 ⓒNEW
'모가디슈' 이후 2년 만에 다시금 여름 극장가에 돌아온 류승완 감독, 그가 '밀수'라는 소재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지난 2019년 자신이 수장으로 있는 제작사 외유내강에서 제작한 영화 '시동'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시동' 로케이션 당시 군산을 방문했던 외유내강의 조성민 부사장이 지역 박물관에서 1970년대 해녀들이 밀수에 가담했다는 자료를 발견한 것. 이후 류 감독 역시 미스터리 잡지인 '미스테리아'에서 유사한 소재의 단편집을 보며 영화는 개발에 박차를 가하게 된다.

영화의 출발부터 두 해녀 주인공으로 김혜수·염정아 씨를 염두에 뒀다는 류승완 감독은 "영화 속 배우들은 매번 그 작품 속 이미지로 존재한다. 저에게는 처음부터 두 배우가 주인공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들은 저에게 나이가 중요하지 않은 배우이자 나이가 없는 배우"라고 말했다. 그렇게 그는 계획대로, 그리고 바람대로 두 배우와 함께 작업하며 '밀수'를 꿈꾸던 모습 그대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류 감독은 "두 배우가 촬영장에서 중심을 잡아준 덕분에 팀워크가 완성될 수 있었다. 또한 '모가디슈'를 함께 하며 연기력과 인품 모든 면에서 반한 조인성 배우와 디렉션을 영리하게 연기로 소화하면서도 겸손하고 인성까지 갖춘 박정민, 고민시 배우 덕분에 작품을 무사히 촬영했다"라며 모든 공을 출연진들에게 돌리기도 했다.

영화 '밀수' 스틸컷 ⓒNEW
다수의 작품에서 속도감 넘치고 쾌감으로 가득 찬 액션을 선보이며 이미 충무로에서는 '액션'이라는 장르가 류승완의 전매특허로 자리 잡은바, 그는 액션에 대한 자신의 신념과 가치관을 전하기도 했다.

"스스로 액션 영화를 찍는 감독이라고 생각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액션은 약간 달라요. 스릴러나 코미디도 저에게는 액션이죠. 사랑하는 사람을 기다리며 다리를 꼬는 순간도 하나의 중요한 액션입니다. 거대한 액션이라도 관객에게 감정을 일으키지 않는다면 실패한 액션이에요. 손가락질 한 번을 해도 충격을 줄 수 있죠. 결국 액션으로 관객에게 어떤 감정적 효과를 일으킬지가 중요한데, 저는 늘 '좋은 액션 영화'를 만들고 싶습니다"

이처럼 액션에 대한 류 감독의 확고한 신념을 지닌 만큼이나 '밀수'가 흥미로운 점은 그가 필모그래피 사상 처음 배경을 바닷속으로 옮겼다는 것. 때문에 전에 없던 수중 액션과 해녀들이 펼치는 맨몸 액션은 영화가 지닌 주요한 볼거리 중 하나다. 땅을 떠나 물속으로, 새로운 도전 과정은 어땠을까?

영화 '밀수' 포스터 ⓒNEW
늘 새로운 액션 연출을 꿈꿨다는 그는 "액션 장면을 촬영하면 판타지가 아닌 이상 늘 중력의 영향으로 움직임을 구사하기 어려운 상황이 많았다. 하지만 물속에서는 중력의 지배는 덜 받으면서도 물의 저항으로 움직임은 느려지는 것이 대단히 흥미로웠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멋있게 연출하기 위해 일부러 슬로우 모션을 쓰기도 하는데, 물속에서는 자연스럽게 독특한 움직임이 연출돼 더욱 좋았다. 훈련되지 않은 비무장 상태의 해녀들이 생존을 위해 액션을 펼친다는 점도 재미있는 지점이었다"라고 부연했다.

결국 그는 본인의 말처럼 러닝타임 내내 그간 볼 수 없던 특별한 액션으로 영화를 가득 채우며 관객들에게 웃음과 놀라움을 선사하며 '좋은 액션' 작품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올여름 극장가에 출사표를 던진 한국 영화는 '밀수'를 시작으로 '더 문', '비공식작전', '콘크리트 유토피아'까지 총 네 편. 이른바 텐트풀 '빅4'로 불리는 이들 중 '밀수'는 가장 먼저 관객의 평가를 받게 됐다.

류 감독은 "영화계를 대표하거나, 텐트폴의 첫 주자라는 수식어를 달고 무언가 말씀드리기는 조심스러운 상황"이라며 "그저 영화를 본 관객들이 좋은 기분으로 극장을 나섰으면 좋겠고, 높은 만족감을 느끼시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장르적으로나, 주제적인 측면에서나 '밀수;는 다양하게 달라 보일 수 있는 영화다. 때문에 어떤 식이든 관객의 선입견을 벗어나 기분 좋은 배신을 안기고 싶다"라는 희망도 함께 전했다.

영화 '밀수'는 오늘(26일) 극장 개봉했다.

YTN 김성현 (jam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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