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넘게 ‘가짜’ 의심받던 라파엘로 그림, AI가 진품 알아봤다
40여년간 위작으로 의심을 받던 16세기 초 르네상스 거장 라파엘로 산치오의 작품이 최근 인공지능(AI) 분석을 통해 진품으로 판명됐다.
BBC와 더타임스 등에 따르면 최근 노팅엄대학과 브래드퍼드대학 연구진은 작품 ‘드 브레시 톤도’(de Brécy Tondo)를 AI 안면인식 기술로 분석한 결과, 그림 속 마리아와 예수의 얼굴이 라파엘로의 걸작 ‘시스티나의 마돈나’에 묘사된 것과 거의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미술계는 이 작품을 두고 라파엘로가 1512년 완성한 ‘시스티나의 마돈나’와 화풍이 매우 유사하다며 19세기 빅토리아 시대의 복제품일 것이라고 추측해왔다. ‘시스티나의 마돈나’는 당시 교황이었던 율리오 2세가 자신의 삼촌이자 4대 앞서 교황을 지낸 식스토 4세를 축복하기 위해 라파엘로에게 의뢰한 것이다. 이 작품에는 성모자 옆에 식스토 4세와 바바라 성인의 모습도 함께 들어가 있다. 현재 독일 드레스덴 미술관이 소장 중이다.
하지만 ‘드 브레시 톤도’ 또한 라파엘로가 직접 그렸을 수 있다는 견해가 계속 나오면서 40여년에 걸친 진위 여부 논쟁이 이어졌다. ‘드 브레시 톤도’는 성모 마리아가 아기 예수를 안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체셔 지역의 사업가 조지 레스터 윈워드의 소장품 중 하나다. 윈워드는 세상을 떠나기 2년 전인 1995년 자신이 소장해온 미술품을 관리하는 신탁기관을 설립하고 학자들이 이를 연구할 수 있도록 했다.
브래드포드대 영상컴퓨팅센터 소장 하산 우가일 교수는 “새로운 AI 기술로 그림을 살펴본 결과 ‘드 브레시 톤도’가 라파엘로의 것이 거의 확실하다는 놀라운 확신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전에 수행했던 얼굴인식 실험과 동료 연구자들의 선행 연구를 종합해 우리는 ‘브레시 톤도’와 ‘시스틴 마돈나’가 동일인의 작품이라는 결론을 얻었다”고 했다.
한편 영국 브래드퍼드의 카트라이트 홀 아트갤러리는 ‘드 브레시 톤도’를 이날 공개하고 두 달간 전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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