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와 비교 숙명…'아스널 유리몸' 오명 얻었던 日 토미야스, 자신감 급속 충전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아시아 출신 중앙 수비수가 유럽 5대 리그, 그것도 우승권 팀에서 주전으로 뛰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신체 조건에서 밀린다는 고정 관념에 힘이나 의사소통 등에서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시각과도 싸워야 한다.
한국에서는 홍정호(전북 현대)가 아우크스부르크(독일)에서 뛰었지만, 우승권은 아니었다. 그래도 홍정호의 도전은 박수받아 마땅했다. 포르티모넨세(포르투갈)에서 지난 시즌을 보냈던 박지수(우한)도 마찬가지다. 약관의 김지수(브렌트포드)의 도전이 대단한 이유다.
일본에서도 요시다 마야(샬케)가 사우스햄턴(잉글랜드)에서 중앙수비수 뛰면서 가능성을 봤고 주장 완장도 둘렀지만, 역시 우승권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래서 2021년 여름 아스널로 이적한 토미야스 다케히로에 대한 일본의 기대감은 대단했다. 당시 베이징 궈안(중국)에서 페네르바체(튀르키예)로 이적하면서 유럽 변방 리그에 있었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보다 훨씬 큰 기대를 받았다.
중앙 수비수이면서 측면 수비까지 가능한 토미야스는 신트 트라위던(벨기에)과 볼로냐(이탈리아)를 거쳐 아스널에 입성했다. 이적료 2,500만 유로(약 353억 원)로 비싼 몸값은 아니었다.
실력과 마케팅 면에서 아스널, 일본의 기대감은 대단했다. 2021-22 시즌 4라운드 노리치시티전부터 출전 기회를 얻더니 6라운드 북런던 더비 토트넘 홋스퍼전에서 손흥민에게 한 골을 내주기는 했지만, 해리 케인을 효과적으로 봉쇄했다는 찬사와 3-1 승리를 동시에 얻으면서 날개를 달았다. 물론 벤 화이트, 가브리엘 두 중앙 수비수 체제를 깨기 어려웠고 오른쪽 측면 수비수로 생존하며 경험을 쌓았다.
하지만, 잦은 부상이 문제였다. 188cm의 장신으로 좋은 신체 조건을 앞세운 제공권 확보 능력이 좋다고 평가 받았어도 기회를 얻으면 종아리 근육, 허벅지, 무릎이 돌아가며 고장을 일으켰다. 짧으면 2주, 길면 4달을 이탈해 있었다.
비교 대상인 김민재는 엄청난 존재감을 보여줬다. 지난해 여름 나폴리(이탈리아)로 이적해 부동의 주전이었고 나폴리에 33년 만의 세리에A 3번째 우승을 등번호 3번을 달고 안겼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바이에른 뮌헨의 영입 경쟁은 당연했다.
아시아 출신 수비수도 충분히 통함을 보여준 김민재로부터 영감을 얻었을까. 토미야스는 지난 20일 미국 메이저리그(MLS) 올스타와의 프리시즌 친선 경기부터 교체 출전으로 예열을 시작했다. 지난 23일 맨유전에서는 부상에서 복귀한 윌리엄 살리바와 가브리엘, 이적생 율리안 팀버와 수비로 호흡했다. 전반만 뛰고 물러났지만, 미켈 아르테타 감독이 기회를 주고 있다는 것은 분명 긍정적이다.
자신감을 찾았는지 그는 25일(한국시간) 런던 연고 축구팀을 중심으로 다루는 '풋볼 런던'을 통해 "(지난 시즌) 제게는 정말 힘든 시기였다. 벤 화이트가 정말 잘하고 있었다. 솔직히 자신감을 잃었다. 부상 기간이 4개월이나 됐고 많은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매체는 '도미야스가 새로운 마음으로 시즌을 준비하려 한다. 분명한 것은 아스널의 수비진 뎁스가 더 좋아졌다는 점이다'라며 그의 회복을 평가했다.
도미야스는 "부상과 실수에서 배워야 한다. (커뮤니티 실드 상대인) 맨체스터 시티전에서도 실수를 할 수 있다. 나쁜 순간에서 많은 것을 배워야 한다"라며 배움을 강조했다.
긍정적인 자세로 새 시즌을 준비하는 토미야스지만, 상황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 마음을 흔든 화이트는 건재하고 팀버 역시 주전 경쟁을 놓고 다툰다. 그는 "모든 것이 긍정적이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팀을 위해 경기장 안에 있는 것이다. 가치를 증명한다는 말이다. 더 나은 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경쟁 속에서 더 좋은 선수와 뛰어야 한다"라며 총력전을 예고했다.
아스널은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1위를 질주하다 막판 공수 균형이 무너지면서 맨시티에 역전 우승을 허용했다. 2025년 여름까지 아스널과 계약한 토미야스 입장에서는 자신의 존재감을 보임과 동시에 우승에 목이 마른 팬들에게 기쁨을 선사해야 한다. 김민재와도 계속 비교될 운명이라는 점에서 강력한 수비력을 보여야 한다는 숙제도 따른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티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