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석규와 CF 찍었던 청안스님 입적...향년 87세

한석규와 CF에 출연했던 청안 스님. 사진|SKT

1998년 당시 최고 인기 배우 한석규와 함께 CF에 등장했던 예천 용문사 주지 청안 스님(대종사)이 지난 23일 오전 5시 50분께 용문사 경내 동향각에서 입적했다고 용문사측이 밝혔다. 향년 87세(법랍 49세).

20대에 출가한 청안 스님은 조계종 총무원장과 동국대 이사장을 지낸 녹원 대종사를 은사로 득도(得度)했다.

서울에서 도심 포교당을 운영하던 1998년 SK텔레콤 광고에 등장해 화제가 됐다. “또 다른 세상을 만날 땐 잠시 꺼두셔도 좋습니다”라는 카피로 널리 알려진 이 CF에서 청안 스님은 배우 한석규와 함께 대숲을 거닐었다.

바람에 대나무 스치는 소리만 나는 숲에서 휴대폰 벨소리가 울리자 한석규가 멋쩍어하며 휴대폰을 끄고 스님과 발을 맞춘다. 언제 어디서나 잘 터진다는 점을 역으로 표현한 광고로 당시 큰 인기를 모았다.

조계종 총무원장이던 월주 스님의 추천을 받은 뒤 ‘이것도 포교려니’하고 촬영에 임했다는 후문. 하지만 이후 알아보는 이들이 많아지자 청안 스님은 예천 용문사로 들어갔다.

1999년부터 주지 소임을 맡아 절의 문화재를 보존할 성보박물관을 건립했고, 2019년에는 이 사찰의 대장전과 윤장대를 국보로 승격시키기도 했다. 지난 4월 조계종 최고 법계인 대종사를 품수했다.

빈소는 용문사 내 영남제일강원에 마련됐고, 장례는 대한불교조계종 제8교구장으로 치러진다. 27일 오전 9시 용문사 대웅전 앞마당 영결식을 거쳐 김천 직지사에서 다비장을 거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