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發 증시 대혼란…'54분 만에 70포인트 급락' 지옥문 열린 코스닥

이기림 기자 2023. 7. 26.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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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26일 혼란에 대해 '이차전지 수급 요인' 지적
장중 고점 대비 저점 변동폭, 에코프로주 -26%대로 변동성 확대
주요 2차전지 종목의 장중 고점 대비 저점 변동폭.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26일 브레이크 없이 폭주하던 이차전지(2차전지) 종목들이 주가가 급등락하면서 국내 주식시장을 뒤흔들었다. 단 50여분만에 대혼란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이차전지 쏠림' 문제가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날 대비 39.33p(4.18%) 하락한 900.63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보다 0.6% 오른 945.57에 출발한 지수는 상승세를 이어가던 중 오전 10~11시 사이 하락 전환했다.

그러나 11시부터 다시금 상승세를 보이면서 오후 1시4분쯤 1.7% 오른 956.4까지 상승했지만, 1시58분 5.73% 하락한 886.14까지 곤두박질쳤다. 이후 2시31분 924.62까지 오르면서 상승폭을 키우는 듯했지만 다시금 하락하며 4.18% 내린 채 마감했다.

코스닥이 70.26포인트 하락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단 54분이었다. 그리고 이 시간 코스닥 시장 시가총액 1, 2위인 에코프로주들도 요동쳤다.

에코프로비엠은 오후 1시3분 26.41% 오른 58만4000원까지 상승했지만, 이후 급락하면서 1시58분 7.25% 내린 42만8500원을 기록했다. 이후 상승 전환하기도 했지만, 결국 1.52% 내린 45만5000원에 마감했다.

에코프로는 오후 1시8분 19.03% 올라 153만9000원까지 상승했지만, 급락하며 1시57분 12.14% 내린 113만6000원을 찍었다. 이후 다시 급등하며 130만원대를 회복한 주가는 다시 하락해 5.03% 내린 122만8000원에 마감했다.

코스피 시장에서도 이차전지 관련주의 널뛰기는 이어졌다. 포스코홀딩스는 오후 1시8분 16.11% 오른 76만4000원까지 상승했지만, 이후 급락하며 1시58분 8.97% 내린 59만9000원을 기록했다. 이후 상승 전환하기도 했지만 결국 4.26% 내린 63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포스코퓨처엠도 낮 12시40분 16.11% 오른 76만4000원까지 상승했지만 오후 1시59분 8.97% 내렸다.

이날 <뉴스1>이 주요 2차전지 종목의 장중 고점 대비 저점 변동폭을 분석한 결과 -25% 안팎의 큰 변동성을 보였다. 가장 낙폭이 컸던 금양은 고점대비 저점 변동폭이 -34.95%에 달한다. 이외에 에코프로비엠 -26.63%, 에코프로 -26.18%, 포스코퓨처엠 -24.64%, POSCO홀딩스 -21.6% 등의 등락률을 보였다. 하한가 수준의 급락세를 보인 것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오늘 급락은 특별한 이벤트가 아닌 수급 요인에 기인한다"며 "최근 신용융자잔고 증가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수급 쏠림 현상의 중심에 있었던 2차전지 밸류체인 종목들의 변동성 확대에 따라 향후 반대매매 출회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확산돼 코스닥 낙폭이 상대적으로 더 확대된 모습"이라고 밝혔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시장의 수급을 다 흡수했던 이차전지 관련 그룹주들의 주가와 수급 변동성이 시장 전체를 흔들어 놓고 있는 분위기"라며 "그동안 이들의 주가를 끌어올렸던 수급과 심리적인 요인이 반대 급부 현상을 겪고 있는게 유력해보인다"고 밝혔다.

한 연구원은 "이들 종목들이 엄청난 변동성을 연출하면서 이를 감당하지 못한 개인들의 투자심리가 급변하고 있는 게 현재의 주가 변동성을 증폭시키고 있는 듯 하다"며 "FOMC도 대기하고 있고, 지수가 플러스로 끝나도 이상하지 않고 마이너스 폭이 심해져도 이상하지 않은 장세"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런 흐름에 대해 이차전지 종목들에 대한 경계감을 더욱 키우는 모습이다. 이미 실적, 밸류에이션 등 일반적으로 주식을 평가하는 기준을 벗어난 이차전지 종목들의 주가는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여러차례 이어졌다. 특히 수급이 쏠리면서 대부분의 업종 주가는 하락하고 이차전지주, 특히 일부 종목들에 몰리는 현상으로 인해 부작용 우려가 있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오늘 같은 날이 반복되지 않으리란 법이 없고, 이제는 '폭탄 돌리기'의 정점에 가까워졌다는 생각까지 든다"며 "투자자들은 펀더멘털적으로 근거를 찾기 어려운 종목들에 대해 투자할 때,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lg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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