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Saving Lives, 적십자가 동행합니다] ③아들 장애에 남편 실직까지…하루 아침에 무너진 일상

김은진 기자 2023. 7. 26.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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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진씨(가명·48·여)가 중증장애를 가진 아들을 돌보고 있다. 대한적십자사 경기도지사 제공

 

“언제쯤 마음 편히 아이들과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요?”

삼남매를 키우고 있는 장윤진씨(가명·48·여)는 중증장애를 가진 아들 승우(가명·15)만 생각하면 가슴 한구석이 먹먹하기만 하다. 지난 2017년 당시 아홉 살이었던 승우는 온몸의 근육이 빠져나가고 신경이 마비되는 병인 근이영양증 진단을 받았다. 완치가 힘들다는 말에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나은 삶을 살게 해주고 싶었지만, 치료제 값이 비싸 제대로된 치료는 엄두도 내지 못했다. 그러는 사이 승우는 허리가 휘고, 혼자 움직일 수 조차 없었다. 승우의 증상이 심해질수록 장씨는 자신의 탓인 것만 같아 괴로웠다. 

승우의 증상이 심해지면서 장씨는 하던 일마저 모두 그만 두고 하루 종일 집안에서 승우를 돌봐야 했다. 장을 보기 위한 간단한 외출도 장씨에겐 허락되지 않았다. 매시간 승우의 몸을 움직여줘야 하기 때문에 마음 편히 잠 들 수도 없다. 장씨는 최근 당뇨 진단을 받으면서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승우를 돌보느라 정작 자기 자신은 돌보지 못하는 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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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인줄만 알았던 시련은 또한번 장씨의 삶을 짓눌렀다. 택배와 화물차 등으로 20년간 가족의 생계를 책임졌던 남편이 지난해 어깨 근육 파열로 더이상 경제활동을 하지 못하게 됐기 때문이다. 다른 일자리를 구하려 매일 아침 일찍 집 밖을 나서지만 어깨 통증과 나이 탓에 변변한 일자리를 구하지도 못하고 있다. 이미 수년 전 화물차 사업으로 1억원이 넘는 빚을 진 탓에 매달 내야 하는 이자까지 어려움은 점점 커져만 갔다. 

희귀난치성 질환자 의료비, 기초생활수급 등 월 200여만원을 지원받고 있지만 학교를 다니고 있는 아이들의 교제비와 용돈, 월세 및 각종 공과금을 내고 나면 먹는 것마저 줄여야 겨우 한달을 버티는 수준이다. 

장씨는 “생활고와 아이의 장애로 매일이 불안하다. 가족의 노력만으로는 극복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아이가 더이상 아프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바람”이라고 울먹였다. 

대한적십자사 경기도지사 관계자는 “아이의 장애와 어려운 생계로 장씨네 가족이 무거운 부담을 떠안고 있다”며 “경제적인 부담 없이 제대로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이 도움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은진 기자 kimej@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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