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남전참전유공자 명예수당 ‘유족 승계’·고엽제환자 ‘후유증’으로 단일화 해야”
김길래 사무총장 “고엽제후유의증, 중증장애인들보다 더 심한 부상병들…단일화”
신원식 “고엽제 후유(의)증 등급 조정·유족 승계, 합당한 예우·보상 방안 찾아야”
국가유공자나 보훈보상대사자는 본인이 사망하면 배우자에게까지 보훈급여금이 승계되는데 비해 월남전 참전유공자 참전명예수당은 그렇지 않다며 형평성 차원에서 유족에게도 승계되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회장 황규승)와 한국보훈학회(차기 회장 김정훈)가 공동주관하고, 김병주·신원식 국회의원실이 주최한 제1회 고엽제 등급문제 국회학술세미나 가 지난 25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고엽제 피해보상과 후유(의)증, 미망인 승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를 주제로 열렸다.
이날 ‘아직도 미결인 월남전 전투수당 문제, 그 해결 방안은?’을 주제로 발제한 이용재 박사(전 보훈교육연구원 선임연구원)는 “참전명예수당은 2002년 5만원에서 올해 39만원으로 인상돼 지급하고 있지만 턱없이 부족하다”며 수당 인상 필요성을 제기했다.
김길래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 사무총장은 ‘고엽제 피해보상과 후유(의)증, 미망인 승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발제를 통해 “현재 생존자 17만7540명 중 13만 5974명이 고엽제에 피폭돼 병을 앓고 있다”며 “참전용사들은 고엽제 살포 당시 뿌려지는 약제가 무엇인지, 지시사항이나 주의사항등의 교육도 받지 못했고, 이런 참전용사들을 제지하거나 말린 지휘관은 없었다”고 밝혔다. 김 사무총장은 “고엽제 병을 앓고 있는 13만 5974명 환자 중 이들이 사망하게 되면 유족들에게 보상금이 승계되는 환자는 2만7197명”이라며 “국가와 국민으로부터 잊히게 될 전우들이 10만 8777명으로 이들이 사망할 때 유족에게 보상금이 승계되지 않고 중단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베트남 전쟁터에서 고엽제에 피폭된 사람들이 나는 왜 후유(의)증 환자가 되고 누구는 후유증이 되는가, 베트남전쟁에 참전했다면 고엽제후유증으로 유족에게 승계되도록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사무총장은 “고엽제후유의증은 중증장애인들보다 더 심한 부상병들”이라며 “고엽제 후유의증은 겉만 멀쩡한 사람들로 오장육부가 더 심하게 훼손되지 않도록 약물로 유지하고 있는 사람들로 가족 전체가 감내해야 하는 병으로 부상이나 중증장애인보다 더 참혹한 병”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참전용사들에게 고엽제에 관한 아무런 교육도 하지 않아 많은 참전군인과 2세들이 죄없이 병을 앓게 됐다면 국가가 마땅히 보상해야 한다”며 “고엽제후유의증 자녀에게도 고엽제 병의 증상이 발현되고 있어 고엽제 환자들을 후유증으로 단일화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월남참전용사들이 이제 80대를 바라보고 있으며 앞으로 3년 이내 절반 정도가 사망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이용재 박사는 “정치적 측면에서 월남파병은 과거 일방적인 식량원조, 군사원조를 받아오던 한국이 한·미 관계의 비대칭성을 어느 정도 해소하고 나아가 대미관계뿐 아니라 국제사회에서 입지를 강화하는 등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계가가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경제적 측면에서미국은 1950년대 말 이후 한국에 대한 경제적 원조를 감소시키려 했지만 자국의 입장을 도와 월남전에 파병해준 한국 정부의 요구를 외면할 수 없었고, 그 결과 1960년 후반까지 한국 원조는 오히려 더 증가했다”며 “미국의 경제적 지원은 한국 정부가 추진한 경제개발과 맞물려 효과가 더욱 컸고, 한국군 월남 참전 계기로 획득한 기술을 축적하면서 터득한 해외진출 경험은 이후 중동 건설사업을 이끄는 견인차가 됐고, 결국 월남 참전으로 획득한 미국의 원조와 달러가 한국의 경제개발계획에 가장 중요한 종잣돈이 됐다”고 평가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신원식 의원은 고엽제 유족 승계 및 등급 문제 등과 관련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방안 모색을 통해 정부와 이해당사자 간 최선의 절충이 이루어지길 바란다”며 “국가를 위해 헌신한 어르신들께 합당한 예우와 보상이 이루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재 고엽제 후유증과 고엽제 후유의증을 나누는 현행 분류 체계, 그에 따른 보상에 대한 유족승계 문제, 그리고 월남전 전투수당 문제는 아직도 미결된 상태로 남아 있다. 정부는 지난 6월 27일 국무회의에서 고엽제 후유증 인정 대상 질병의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의 ‘고엽제후유의증 등 환자지원 및 단체 설립에 관한 법률’을 의결해 국회에 제출했다.
황규승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 회장은 “우리는 젊은 시절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하여 이역만리 월남 땅에서 젊음과 목숨을 바쳤고, 그러한 우리의 땀과 희생이 있었기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세계 경제 대국 10위의 반열에 우뚝 설 수 있었다”며 “올해 우리는 그토록 염원하던 국가보훈부 승격이 마침내 이뤄지는 쾌거를 지켜보았지만, 아직 고엽제 전우들의 미망인 승계문제, 고엽제 휴유(의)증 등급 조정 등의 많은 숙제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신문 ‘모닝포커스’가 기획한 이번 국회학술세미나는 전국에서 500여 명의 고엽제 회원들이 참석했다.
정충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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