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최일선 복귀한 왕이, 한중·미중관계 개선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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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강 외교부장이 7개월 만에 면직되면서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이 당분간 당과 정부의 외교 라인을 모두 총괄하게 됐다.
다만 왕 위원의 외교부장 역할은 임시방편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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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지도부 결정에 의혹 눈초리도
【파이낸셜뉴스 베이징=정지우 특파원】 친강 외교부장이 7개월 만에 면직되면서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이 당분간 당과 정부의 외교 라인을 모두 총괄하게 됐다. 왕 위원이 한국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점에서 한중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나온다. 그러나 중국 지도부의 불투명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됐다는 부정적 평가도 존재한다.
26일 관영 신화통신과 외신에 따르면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는 전날 오전 제4차 회의를 열어 친 부장을 면직하고 왕 위원을 신임 외교부장으로 임명했다. 친 부장이 공식 석상에서 사라진 지 한 달 만이다.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에서 친 부장과 관련된 기록은 곧바로 삭제됐다. 그러나 전인대는 면직 이유는 공개하지 않았다.
친 부장은 때로는 경제 보복까지 동원해가며 강경하게 자국의 이익을 관철하는 이른바 '늑대전사(전랑) 외교'를 상징하는 인물이다. 이로써 전랑외교가 최소한 한동안 중국 외교의 중심에서 멀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중국의 외교 방식은 외부 공격을 거세게 받았다. 미국의 대중국 포위망 가속화 속에 중국만의 전랑외교를 고집할 경우 외교적 외딴섬에 더욱 갇힐 수 있다는 우려도 이전부터 존재했다.
미국이 중국의 경제 보복을 비난하고 이를 강행할 경우 동맹국과 함께 할 것이라고 경고했으며, 유럽연합(EU)도 회원국에 지나친 경제적 압박을 가한 국가에 대해 EU 차원에서 '보복 조치'를 허용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명시적 지목은 없었지만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됐다.
미국이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재닛 옐런 재무장관, 존 케리 기후변화 특사,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 등을 잇따라 중국으로 보내며 소통·교류 재건을 추진하고, 중국이 이에 응하는 현재 분위기도 '동력이 약화된 전랑외교'의 근거로 제시된다. 중국은 친 부장이 있던 주미대사 자리에 '온건파'로 분류되는 셰펑 미국 담당 외교부 부부장을 임명하며 미중 관계 회복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외교 소식통은 "전랑외교는 이미 중국 외교에선 구시대 전략으로 취급된다"라며 "친 부장과 싱 대사가 변화를 읽지 못했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왕 위원도 강경파에 가깝지만 외교수장을 오랫동안 맡아온 만큼 경험이 풍부하고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또 한국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대체로 우호적인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왕 위원은 최근 친강을 대신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박진 외교부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소통 강화와 신뢰 재건을 강조한 뒤 "중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가 건전하고 안정적인 발전 궤도로 복귀하도록 하고, 수교(1992년) 이후 30년간 거둔 성과에 먼지가 끼지 않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다만 왕 위원의 외교부장 역할은 임시방편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관측했다. 위제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 선임 연구원은 "왕 위원은 중국 지도부가 '절대적 충성'이라는 요구사항을 충족할 만한 후임자를 찾는 동안 '임시의(caretaker)' 인사로 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왕 위원의 외교부장 직무와는 상관없이 중국 지도부의 불투명성을 재차 확인한 사건이라는 비판도 있다. 주요 외신은 이번 사태는 베일에 싸인 중국의 지도부의 투명성과 의사결정 구조를 둘러싼 의혹을 더욱 심화시켰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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