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사진 속 이슈人] 유럽 꾸란 소각에 대규모 항의집회 벌이는 무슬림들
수천 명의 예멘인들이 24일(현지시간, 이하 동일) 북유럽에서 일어난 꾸란 사본 소각을 규탄하기 위해 수도 사나에서 집회를 열었습니다. 시위대는 꾸란 소각이 일어난 스웨덴과 덴마크 상품에 대한 불매 운동과 이들 국가 정부의 공식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이들은 서방이 이슬람과 무슬림에 대해 막연한 증오심을 품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이들을 자극한 것은 스웨덴과 덴마크에서 일어난 꾸란 소각 사건입니다. 지난달 28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는 한 기독교 신자가 쿠란을 밟고 불을 붙이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지난 21일에는 코펜하겐 주재 이라크 대사관 앞에서 덴마크 극우단체 '단스케 패트리어터'(Danske Patrioter, 덴마크 애국자라는 의미) 소속 회원이 꾸란 사본에 불을 질렀습니다.
이들은 페이스북에서 이와 유사한 행동을 생중계하기도 했습니다. 이들 사건 이후 기독교인 난민이 스톡홀름에서 두 번째로 꾸란 소각을 시도했습니다. 이들이 꾸란을 불태우진 않았지만, 꾸란에 모욕을 주는 의미의 도장을 찍었습니다. 그러자 이들의 반종교적 집회를 용인한 스웨덴 경찰에 화살이 쏟아졌습니다. 그러나 이는 스톡홀름 법원이 집회의 자유에 대한 법적 권리를 이유로 집회를 허용토록 경찰에 명령했기 때문입니다.
이 소식이 외신을 타고 알려지자 예멘 뿐만 아니라 이라크 튀르키예 알제리 이란 카타르 등 이슬람 국가들로 항의시위가 확산하고 있습니다. 먼저 이라크의 바그다드 시민들이 일어났습니다. 수백 명의 분노한 시위대가 바그다드에 있는 스웨덴 대사관을 습격했습니다. 그들은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에서 꾸란과 이라크 국기를 모독한 것에 대해 항의하며 건물에 난입해 불을 질렀습니다. 스웨덴은 시위대가 건물을 습격한 후 바그다드에서 대사관 직원을 대피시켰습니다. 이라크는 스웨덴 대사를 추방했습니다.
이라크 외무부는 자국민의 폭력행사를 비난하면서도 꾸란을 태우는 행위가 "극단주의와 증오의 바이러스"라며 "국제사회의 평화로운 공존에 위협"을 가하도록 허용해선 안 된다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무슬림은 꾸란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여기며 의도적으로 손상시키거나 그에 대한 경멸을 보이는 것은 매우 공격적인 것으로 간주합니다.
튀르키예 정부는 이 사건을 꾸란에 대한 '비열한 공격'이라고 불렀습니다. 알제리 외무부는 덴마크 대사와 스웨덴 대사를 불러 이 행위를 비난했습니다. 이란 정부도 신성 모독에 대해 공식 항의했습니다. 카타르 현지 언론은 카타르 최대 시장인 수크 알 발라디(Souq Al Baladi)가 항의 차원에서 스웨덴 제품을 철수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슬람 국가들에서 시민들의 항의집회와 자국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확산하자 덴마크 외무부는 트위터를 통해 "덴마크는 극소수의 개인이 꾸란을 소각하는 행위를 규탄한다"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러한 도발적이고 부끄러운 행위는 덴마크 정부의 견해를 대변하지 않는다"며 "모든 사람에게 단계적 완화를 호소한다. 폭력은 결코 응답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습니다.
폭력사태로 변질된 이라크에서는 정부가 보안군을 동원해 군중이 덴마크 대사관에 접근하는 것을 막기 위해 최루탄을 사용했습니다. 또 많은 외국 대사관이 위치한 바그다드의 요새화된 그린 존으로 이어지는 다리를 폐쇄했습니다.
유럽의 극렬 종교 및 인종적 우월주의자들 사이에서 이슬람 성서 꾸란을 불태우거나 모욕하는 행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잊힐 만하면 터지는 거의 연례행사입니다. 작년에도 스웨덴의 극단적 민족주의 정당이 꾸란을 태우는 이벤트를 벌인 적이 있습니다. 당신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스웨덴 내 일부 극단주의 세력이 의도적으로 신성한 꾸란을 더럽히고 있다"고 맹비난했습니다. 사우디 정부는 또 이들이 "이슬람교 신도들에 대한 도발과 선동을 부추기고 있다"고 밝히며 스웨덴 정부에 대책을 요구했습니다. 자신이 신봉하는 종교가 소중하다면, 남이 믿는 종교도 인정해줘야 하는 것이 자연적 순리입니다.
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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