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오피니언리더] 이스라엘 검찰총장, 네타냐후 방탄 입법에 제동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사법부의 권한을 축소하는 법률안을 의회가 가결한 이스라엘이 혼란 속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연일 대규모 국민 시위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25일(현지시간)에는 검찰총장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위한 '방탄 입법'에 대한 사법심사를 청구했습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갈리 바하라브-미아라(사진) 이스라엘 검찰 총장이 지난 3월 크네세트(의회)에서 처리된 총리 직무 부적합성 결정 관련 기본법 개정에 대한 사법심사를 청구했습니다. 집권 우파 연정 주도로 진행된 당시 기본법 개정의 요지는 총리의 직무 부적합성 심사 및 결정의 주체와 사유를 제한하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법 개정으로 총리 직무의 부적합성 심사는 정신적·육체적인 문제가 있을 때만 가능하고, 직무 부적합 결정은 총리 스스로 내리거나 각료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만 가능하게 됐습니다. 또 총리가 각료 투표 결과를 거부할 경우, 의원 3분의 2(120명 중 80명 이상)가 찬성해야 직무 부적합 결정이 내려지도록 했습니다.

결국 대법원의 총리 탄핵 판결 또는 검찰총장의 총리 직무 부적합 결정권을 제거한 당시 입법은 부패 혐의로 재판을 받는 네타냐후 총리를 위한 '방탄 입법'으로 불렸습니다.

바하라브-미아라 검찰총장은 당시 의회가 부패 혐의로 재판받는 네타냐후 총리의 법적인 지위를 향상하기 위해 법안 처리 권한을 잘못 사용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의원들은 네타냐후 총리가 법원 판결을 거스르면서까지 활동할 수 있도록 하려 했다고 바하라브-미아라 검찰총장은 강조했습니다.

미아라 총장은 특정 입법의 목적이 단기적인 정치적 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법관이 판단할 경우 사법심사를 가능하게 하는 '헌법적 권한의 남용' 원칙에 따라 폐지돼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는 검찰총장이 네타냐후 총리에 사실상 반기를 든 것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그동안 대법원은 '헌법적 권한의 남용' 원칙을 이미 폐기된 법률에 대해서만 인용해왔으며, 현행법에 적용한 사례는 없었습니다.

따라서 대법원이 검찰총장의 요청을 수용할지는 미지수입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에 대해 "법원이 헌법에 준하는 기본법에 대한 사법심사를 실행할 권한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일부 학자들은 의회에 기본법을 쉽게 고칠 권한이 있는 만큼, 대법원이 이를 사법심사로 뒤집을 권한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히고 있습니다.

이규화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