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주 "어떻게 보수-진보 패널 이념 규정하냐" 답변하자 국힘 "왜그리 무능하냐"
과방위서 공영방송 패널 공정성 두고 방심위원장과 설전
장제원 "조항 만들어서라도 공정성 담보하라"
"진보 보수 패널 구분도 못하고 위원장하나"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공영방송 시사프로그램의 패널 공정성 문제를 두고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을 비롯해 윤두현 의원, 장제원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까지 나서 정연주 방송통신심의위원장과 설전을 벌였다.
정 위원장이 패널의 진보보수 이념구분을 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하자 박성중 의원은 그것도 못하면 심의위원장 못하는거다, 왜 그리 무능하냐고 공세를 폈다. 장제원 과방위원장은 말꼬리 잡지 말고 공정성 담보를 위해 적용할 조항이 없으면 만들어서라도 적용하라고 촉구했다.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이 26일 오후 속개된 국회 과방위 전체회의 추가 질의에서 “KBS MBC YTN 라디오 라디오의 패널 선정 불균형에 대해서 혹시 심의한 적이 있냐”고 묻자 정연주 위원장은 “일반적으로 방송의 그 출연진의 문제는 근본적으로 방송사의 방송법이 보장하고 있는 편성의 자유에 속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박 의원이 “지금까지 수십번 들은 얘기”라고 하자 정연주 위원장은 “그게 사실”이라고 맞섰다.
박 의원은 “불균형이 돼 있다면 시정해야 한다”며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13조 제1항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 제2항을 '출연자 선정에 있어서 대립되는 견해를 가진 개인과 단체를 합리적으로 보장해야 된다'는 대목을 인용했다. 박 의원은 최근 2개월간 라디오 패널 균형성을 따져본 결과 73건이 불균형했고, 80%가 진보 좌파로 편성돼 있다며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 △MBC 라디오 <신장식의 뉴스하이킥>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KBS <주진우 라이브>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등을 나열했다. 박 의원은 “방심위는 완전히 그냥 내놨다. 아예 쳐다보지를 않는다”며 “그러고도 할 말이 있느냐”고 질의했다.
이에 정연주 방심위원장은 “지적하신 방송심의규정 제13조제2항의 경우에는 대담 토론 프로그램인데, 토론 프로그램 경우에는 출연자 선정에 관한 내용의 경우 일반적으로 시사대담 프로그램 전반에 걸쳐서 그 편성권의 자유가 존중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간단하게 하라, 또 반복할 필요 없지 않느냐'고 하자 정 위원장은 “그런데 자꾸 저한테 위원님이 거기 나오는 분들을 보수 진보 성향을 구분하라고 하니 저희는 그것을 구분할 입장이 아니다”라며 “누구를 어떻게 보수라고 그러고 누구를 어떻게 진보라고 그렇게 이념 규정을 합니까”라고 반박했다.
그러자 박 의원은 “그것도 못 하면 심의위원장도 못 하는 거지요 할 필요도 없는 것”이라며 “저희들이 눈 감고 해도 할 수 있는 것 아니냐. 토론 (패널)을 보면, 보수인사인지 진보인사인지 전체적인 균형을 감각을 가져야 되는데 우리가 봐도 다 아는 내용을 위원장은 그동안 한겨레부터 KBS까지 거쳤다면서 그것도 모르면 눈 감고 까막눈 아니냐”고 공격했다.
정 위원장은 “지난번에 위원님이 만든 표를 보니까 진보는 무슨 색깔, 보수는 무슨 색깔, 중립은 무슨 색깔 이렇게 색깔로 구분을 했는데 이념이 예민하게 대립하는 우리 사회에서 사람을 그렇게 규정짓는 것은 상당히 신중해야 된다고 본다”고 반론했다.
박 의원은 “여러 표현들, 글 쓴거, 이런 여러 가지를 평가한 것”이라며 “어떻게 그래 KBS 사장하고 방심위원장 하시는 분이 그렇게 무능하세요”라고도 했다. 박 의원은 “보수 패널도 보수 사칭 패널 또는 회색지대 패널이라고 본다”며 “앞으로 하시려면 제대로 하시라 이런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정 위원장은 “그런데 다시 말씀드립니다마는 사람을 지나치게 단선적으로 이념에 따라 생각하는 것은 굉장히 신중해야 한다고 본다”고 재차 반박했다.
박 의원은 “그래서 '양쪽의 균형을 잡아라'(라는 의미이고) 양쪽 균형을 잡아 방송을 제대로 하는 것이 방심위의 기능인데 방심의 기능을 아예 포기했다”며 “특히 정연주 위원장은 그 기능 자체가 뭔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장제원 위원장은 “박성중 의원이 말한 단어에 꼬리 잡지 말고 본질을 경청하라”며 “최근에 토크 프로그램이나 대담 프로그램 토론 프로그램이 굉장히 활성화돼 가지고 패널을 선정에 있어서 그 공정성이 무너지면 기본적인 방송의 공정성을 저해한다. 이게 방심위의 가장 중요한 과제라는 질의를 하는 것”이라고 거들었다.
이에 정연주 위원장은 방송 심의가 사후 심의라는 점을 들어 “출연자를 사전적으로 제약할 수 있는 권한이 저희에겐 없다”며 “방송된 내용에 대해 할 수 있는데, 박성중 위원이 질의한 공정성 조항 제13조 '대담 토론 프로그램' 2항의 경우에는 양자가 나와서 토론하는 경우에 해당되는 것이고 다른 일반적인 시사토론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그 조항을 적용하는 건 참 어렵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답했다.
그러자 장제원 위원장은 “적용할 조항이 없으면 조항을 만들라”며 “조항만 타령할 게 아니라 그런 조항을 만들어서라도 공정성을 담보해야 되지 않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 위원장은 “대담 프로그램들이 공정하게 균형을 맞추지 않으면 굉장히 왜곡된 정보와 인식들이 국민에 전파된다”며 “그러니까 각별히 넓게 해석해서 심의하시라는 얘기”라고 덧붙였다.
같은 당의 윤두현 의원도 “생각의 차이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나와서 누구의 주장이 맞느냐를 따지는 것”이라며 “서로 생각이 다른 사람이 나와야 한다. 생각이 같은 사람끼리 나와서 이야기 하면 토론 프로가 아니고 상담 프로”라고 말했다. 그는 “상담과 토론을 구분 확실히 해서 답변해 달라”고 했다.
이날 야당 위원들은 과방위원장이 합의되지 않은 일방적 전체회의 일정을 통보했다며 전원 불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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