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선] 중국의 키신저 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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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한국일보>
지난달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아르헨티나-호주 친선경기에 참가하기 위해 공항에 도착한 세계적인 축구스타 리오넬 메시가 입국 과정에 두 시간 동안 중국 당국에 붙잡히는 소동이 일어났다.
앞서 중국을 방문한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 존 케리 기후특사는 시 주석을 보지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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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지난달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아르헨티나-호주 친선경기에 참가하기 위해 공항에 도착한 세계적인 축구스타 리오넬 메시가 입국 과정에 두 시간 동안 중국 당국에 붙잡히는 소동이 일어났다. 아르헨티나·스페인 이중 국적인 메시가 무비자 협정이 맺어지지 않은 스페인 여권만 들고 가다 사달이 난 것이다. 메시는 비자신청을 하지 않은 이유로 “대만은 중국 아니냐”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이 흐뭇해할 만한 스타의 발언이다.
□ ‘하나의 중국’이 국제적 인정을 받게 된 결정적 계기는 1972년 2월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의 중국 방문이다. 71년 백악관 안보보좌관 헨리 키신저의 비밀 방중에 이어 닉슨의 방문으로 성사된 정상 합의인 ‘상하이 코뮈니케’를 통해서다. 대만 문제와 관련해 중국은 '1개 중국, 1개 대만' '1개 중국, 2개 정부' '독립된 대만'을 단호히 반대한다면서 공산당 정부만이 유일 합법 정부라 주장했다. 미국은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고 했다. 중소 분열을 노린 키신저식 현실주의 외교의 한 장면이다.
□ 대만 지위와 관련해 이후에도 미중 간의 미묘한 신경전이 오갔지만 바이든 미 행정부 들어 갈등이 격화하는 양상이다. ‘하나의 중국’에 대한 입장은 불변이라고 하지만 수시로 선을 넘나드는 미국의 전술에 중국은 매번 신경질적인 반응으로 응수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의 대만 공격 시 군사 개입을 공공연히 얘기하고, 중국은 불장난하지 말라는 식이다.
□ 이런 가운데 미중 데탕트 주역인 키신저가 최근 중국을 방문했다. 100세의 키신저는 지난 20일 왕이 외교담당 정치국원, 리상푸 국방장관과의 회동은 물론, 시진핑 주석과도 대담하는 환대를 받았다. 앞서 중국을 방문한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 존 케리 기후특사는 시 주석을 보지도 못했다. 키신저는 왕이와의 회동에서 "하나의 중국은 흔들리거나 파괴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시 주석은 "오랜 친구를 잊지 않는다"며 반색했다. 미 정부는 이런 키신저에 대해 껄끄러운 기색이 역력하다. ‘사활적 국가이익’을 지키기 위한 중국의 입체 작전이 치밀하다.
정진황 논설위원 jhch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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