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 블랙홀 된 2차전지株 코스닥 1480개 종목 우수수
일간 상승종목 100개도 안돼
◆ 2차전지發 증시 혼란 ◆
코스닥시장의 일간 하락 종목 개수가 26일 역대 최다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차전지 테마가 증시 자금을 빨아들이면서 극단적 쏠림 현상이 나타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전체 코스닥 기업 가운데 1480곳의 주가가 하락했다. 올해 3월 14일(1447개) 기록을 넘어 코스닥시장 개설 이래 가장 많은 숫자다. 이날 상승 종목은 88곳에 불과했고 16곳은 보합권에 머물렀다. 이날 오전 코스닥지수가 상승세를 타고 있는 상황에서도 하락 종목 수는 역대급을 기록했다.
2차전지 테마가 증시 자금의 '블랙홀'이 되면서 비(非)2차전지 종목의 주가를 끌어내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이날 코스닥시장에선 지수는 오르는데 하락 종목 개수는 급증하는 이상현상이 관찰되기도 했다.
코스닥지수는 이날 오후 1시 3분 전날 대비 1.75%까지 상승폭을 키웠는데, 같은 시각 하락 종목 개수는 역대 최다를 갈아치운 상태였다.
이미 급등한 2차전지 종목을 추격매수하는 투자자들의 자금이 쏠리면서 다른 종목들에선 수급 공백이 발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하락 종목 수가 이 정도 규모라면 지수가 급락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주가지수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시가총액이 높은 2차전지 종목들이 일제히 급등하면서 지수가 올랐다"며 "현재 주식시장의 극심한 양극화를 보여준다"고 밝혔다.
이후 2차전지 종목들이 상승분을 전부 반납하며 급락하자 시장 변동성은 극도로 확대됐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장중 최고가를 찍고 불과 54분 만인 오후 1시 57분 전일 대비 5.73% 하락해 최저가를 기록했다. 이 같은 변동성은 분석의 영역을 넘어선 현상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수급이 멈추는 순간 주식은 급락하기 마련"이라며 "이유 없이 오르내리는 주식에 대해 합리적인 분석을 내놓기는 힘들다"고 전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수급과 심리 변수가 시장을 움직이고 있어 이성적인 이유로 설명할 수 없다"고 했다.
[강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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