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부담 더 못버텨" 가격인상 나선 유니클로…실적 회복하나

유니클로, 24일부터 블루종·퀼팅재킷 등 제품가 순차 인상
엔저에 '예스재팬' 기조 강화…패션 업계, 실적 회복세 전망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유니클로가 국내에서 순차적으로 제품 가격을 인상하기로 한 가운데, '예스재팬' 기조와 맞물려 실적 회복세가 가팔라질 것으로 보인다.

26일 패션 업계에 따르면 유니클로는 지난 24일부터 블루종·재킷 등 제품가 인상을 순차적으로 시작했다.

블루종(MA-1)의 경우 기존 6만9900원에서 8만9900원으로 28.6% 올랐다. 울트라라이트 다운 컴팩트 재킷은 기존 6만9900원에서 7만9900원으로 14.3% 인상됐다. 이와 함께 퍼프테크 퀼팅재킷은 5만9900원에서 6만9900원으로 16.7% 뛰었다.

유니클로 측은 이번 가격 인상에 대해, 오랫동안 지속돼 온 국제 원자재 및 물류비 상승과 최근 물가 급등으로 매장 및 사업 제반의 운영비가 오른 점 등이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유니클로는 여타 제품에 대해서도 순차적으로 가격을 올린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선 시장 상황을 고려한 가격 인상과 '예스재팬' 기조가 맞물려 유니클로가 '전성기' 수준을 회복할 수 있을 지 주시하는 분위기다.

국내에서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에프알엘코리아(FRL코리아)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2018년 회계연도(2017년 9월부터 2018년 8월까지) 영업이익 2344억원(매출액 1조3732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에프알엘코리아는 2004년 일본 패스트리테일링과 롯데쇼핑이 각각 51%, 49% 지분을 출자해 설립한 회사다. 롯데쇼핑 출신 정현석 대표가 하타세 사토시 대표와 함께 경영을 이끌고 있으며 8월이 결산 법인이다.

하지만 2019년 일본정부의 한국수출 규제를 계기로 발생한 일본제품 불매운동(노재팬)과 코로나19 영향으로 에프알엘코리아의 실적은 하향곡선을 그렸다.

영업이익의 경우 2018년 회계연도 2344억원에서 ▲2019년 회계연도 1994억원 ▲2020년 회계연도 883억원 영업손실 ▲2021년 회계연도 529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다 한일 관계가 회복되는 분위기인데다, 일본 상품에 대한 저항감이 낮아지면서 '예스재팬' 움직임이 일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회계연도 에프알엘코리아의 영업이익은 1094억원으로 1000억원 대를 회복했다.

유니클로의 실적 회복세와 함께 패션 업계에서는 '도미노 가격 인상'을 예상한다.

시장 선도 브랜드인 유니클로가 제품가 인상에 나서면서 자라·H&M 등 외국계 SPA 브랜드 뿐 아니라 에잇세컨즈(삼성물산 패션부문)·스파오(이랜드)·탑텐(신성통상) 등 토종 SPA 브랜드 가격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국제 원자재 및 물류비, 운송비의 인상 정도가 업계가 더이상 감내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오른 것은 사실이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march1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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