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윤리위, '폭우골프' 홍준표 징계 논의…"사과·수해봉사 종합적 판단"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26일 전국적으로 집중호우가 내린 지난 15일 골프를 쳐 논란을 빚은 홍준표 대구시장의 징계에 대한 논의에 들어갔다. 징계 수위는 이르면 이날 결정될 전망이다.
윤리위는 이날 오후 5시쯤부터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회의를 시작했다. 전주혜 윤리위 부위원장은 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수해 중) 골프를 친 것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글을 올리고 국회에서 발언이 부적절했다는 2가지 이유로 징계가 개시됐다"고 말했다.
전 부위원장은 "본인이 나오지는 않지만 소명자료 제출을 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대한 충분한 검토를 할 것이고, 그 이후에 본인이 사과도 하고 계속 수해 봉사를 하기 때문에 종합적으로 판단해 징계 수위를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김기윤 윤리위원은 "윤리위 징계가 징계 자체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며 "징계 대상자에 대해 징계를 통해서 국민에게 경청하는 모습을 보이고 국민의 아픔에 같이 공감하게 하는 목적으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홍 시장 입장에서는 윤리위 징계가 '과하지욕'(가랑이 밑을 기어가는 치욕)이라 판단할 수도 있겠지만 많은 당원과 국민들은 홍 시장에 대해 새롭게 마음을 가지는 심기일전의 기회가 되기를 바랄 수 있다"고 했다.
윤리위에 따르면 홍 시장의 징계 개시 사유는 '7월15일 수해 중 골프 행위 관련 당 윤리규칙 제22조 제2항 위반'과 '17~18일 언론 인터뷰 및 페이스북 글 게시 관련 당 윤리규칙 제4조 제1항 위반'이다.
국민의힘 윤리규칙 제22조에는 당직자와 당 소속 공직자는 국민 정서에 반하는 언행이나 당의 이미지를 훼손하는 일체의 해당행위를 하지 않아야 하고, 자연재해나 대형 사건·사고가 발생했을 때엔 유흥·골프 등 국민 정서에 반하는 행위를 해선 안 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윤리규칙 제4조는 당원은 예의를 지키고 사리에 맞게 행동해야 하며 당의 명예를 실추시키거나 국민정서와 동떨어진 언행을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앞서 홍 시장은 지난 15일 오전 11시30분 대구 팔공CC에서 1시간 가량 골프를 치다 비가 내려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대구에는 호우주의보가 발령된 상태였다. 홍 시장의 골프장 방문이 알려지면서 비판 여론이 확대됐다. 홍 시장은 "주말에는 공무원들이 자연스럽게 개인 활동을 하는 것"이라며 "(골프는) 부적절하지 않았다"고 반박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결국 홍 시장은 지난 19일 대구시청사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해로 상처 입은 국민과 당원 동지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정치입문 27년만에 처음 공개 사과였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홍 시장이 윤리위의 징계절차 개시 결정 직후 SNS(소셜미디어)에 올린 '과하지욕'(跨下之辱·바짓가랑이 밑을 기어가는 치욕을 참는다)이란 문구를 적었다 8시간만에 지우면서 뒷말을 남겼다. 당장 홍 시장의 사과에 진정성이 있는 건지 의심스럽다는 얘기가 나왔다.
윤리위는 홍 시장의 지금까지 행보를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징계 수위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윤리위 측은 "봉사활동도 참작된다"며 "사과와 수해 봉사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당내에선 당원권 정지 3~6개월 전망이 나온다. 제명까진 과하다는 의견이 많지만, 기존 징계 사례들을 봤을 때 경고로 그치기도 힘들다는 것이다. 올해 태영호 의원은 최고위원직에서 물러났지만 당원권 정지 3개월을 받았고 홍문종 전 의원은 2006년 '수해 골프'로 제명됐다.
홍 시장이 TK 지역 공천에 목소리를 낼 수 없게 하려면 '당원권 정지' 이상의 징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총선이 1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당 지도부의 리더십에 도전하는 당안팎에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아직 임기가 3년 가까이 남은 지방자치단체장인 만큼 당원권 정지 등을 통한 징계 실익이 크지 않다는 반론도 존재한다. 여전히 지역정가에 영향력이 큰 홍 시장의 반발만 살 뿐이라는 이유에서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달 21일부터 28일까지를 '전 당원 봉사활동 주간'으로 지정하고 당 지도부가 총출동해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지역에서 수해복구를 연일 지원하고 있다. 홍 시장도 봉사활동을 이유로 이날 윤리위 소명에 출석하지 않았다.
민동훈 기자 mdh524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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