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부동산까지…은행도 'N잡러' 시대
국민銀 부동산, 신한銀 배달앱
이자장사 넘어 새 먹거리 발굴
디지털지갑 시장 경쟁도 치열
빅테크 금융 진출에 맞대응
KB국민은행이 이르면 다음달부터 국세청 모바일 안내문 서비스를 시작한다. 국민은행과 신한카드, 네이버가 참여한 3사 컨소시엄이 2019년부터 매년 이 서비스를 제공한 카카오페이를 밀어내고 지난 4월 관련 사업을 따냈다. 국민은행은 종합소득세 확정신고를 비롯한 국세청의 각종 신고·신청 안내문을 은행 애플리케이션(앱) 내 디지털 지갑을 통해 알림 메시지로 전달할 예정이다.
이처럼 시중은행들이 비금융 서비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알뜰폰과 배달은 물론이고 부동산, 여행, 모빌리티, 교육, 스포츠에 이르기까지 분야가 다양해지고 서비스 경쟁력도 높아지고 있다.
은행들이 본업인 금융에 머무르지 않고 비금융 서비스를 늘리며 '프로 N잡러' 길로 들어서는 데에는 '이자 장사' 의존도를 낮추고, 하루에 몇 번씩 접속하는 대중적인 플랫폼으로 거듭나려는 목적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26일 은행권에 따르면 하나금융그룹 생활금융 플랫폼 '하나머니' 앱이 해외여행 필수 플랫폼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 앱과 연동된 해외여행 특화 카드 '트래블로그'가 환율 우대율 100% 적용, 환전·가맹점 수수료 무료를 비롯한 파격적인 혜택으로 2030세대 사이에서 입소문이 났기 때문이다. 외환 거래에서 독보적인 노하우를 가진 하나은행의 역할이 크다.
국민은행은 알뜰폰에 이어 부동산 서비스를 집중적으로 키우고 있다. 최근 KB부동산 앱에서 개인 맞춤형 부동산 서비스 '내집내집'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이용자가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 단지와 동호수를 등록하면 KB시세와 전세·매매 실거래가를 한눈에 보여준다.
국민은행은 이르면 다음달 내집내집에 깡통전세와 전세사기를 걱정하는 임차인들을 위한 전세 매물 서비스를 추가한다. 임차인이 안심하고 거래해도 되는 전셋집인지를 진단해주고, 서울주택도시공사의 공공전세 정보도 조회할 수 있게 된다. 국민은행은 내집내집에 마이데이터와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서비스 등을 추가해 개인 부동산 종합 관리 플랫폼으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을 세웠다.
신한은행의 배달앱 '땡겨요'도 순항하고 있다. 출시된 지 1년 만에 가입자가 170만명을 넘어섰고, 지난 6월 말 기준 240만명을 기록했다. 가맹점도 11만5000개로 1년 새 약 5배 늘었다. 신한은행은 땡겨요를 은행앱에서 눈에 띄는 명당자리에 배치했다.
한편 은행들은 '무주공산'인 디지털 지갑 시장을 접수하기 위해서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국민은행은 최근 항공편명을 입력하면 인천공항 및 체크인 카운터까지 가장 빠른 길을 안내해주는 '패스트 인천공항'과 자동차 점검 서비스를 추가했다. 반려동물 등록증 서비스도 인기다.
은행들이 비금융 서비스에 힘쓰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애플, 네이버, 카카오 등 빅테크 기업들이 플랫폼 장악력을 앞세워 금융 서비스를 늘리고 있어 은행들이 비금융 서비스에 진출해 맞대응에 나설 필요가 있다.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KB금융그룹은 금융권 중 유일하게 지난 1분기부터 비금융 플랫폼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를 공개하고 있다. 6월 말 비금융 플랫폼 MAU는 226만명으로 직전 분기(187만명) 대비 21% 늘었다. KB금융 관계자는 "금융사도 이제 비금융까지 아울러야 고객 중심 플랫폼 명함을 내밀 수 있다"고 말했다.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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