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러, 서방 압박 속 밀착 가속…정치·경제·군사 전방위 협력

한종구 2023. 7. 26.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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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시진핑 방러 이어 10월 푸틴 중국 찾아 일대일로 힘실어주기
지난 3월 만난 시진핑 주석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신화 연합뉴스 자료사진]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 등 서방의 압박에 맞서 강하게 밀착하고 있다.

이른바 '반미 연대'로 뭉친 양국은 고위급 교류를 통해 국제관계에 대한 의견을 공유하는 것은 물론 경제·무역 교류를 늘리고 군사 분야 협력도 대폭 확대하고 있다.

26일 AP·AFP 통신 등에 따르면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대통령 외교담당 보좌관은 25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오는 10월 일대일로(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국제협력 정상포럼 참석을 위해 중국을 방문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푸틴 대통령의 중국 방문은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인 지난해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한 이후 처음이다.

중국은 시진핑 국가주석의 일대일로 구상 10주년을 맞아 개최하는 이번 포럼에 최대한 많은 정상을 자국으로 불러 세를 과시하겠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푸틴 대통령의 방중은 서방의 외교적 보이콧 속에 진행된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이어 시 주석의 치적으로 꼽히는 일대일로 포럼에 참가해 중국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앞서 시 주석은 지난 3월 국가주석 및 국가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으로 재선출돼 국가주석 3연임 임기를 시작한 후 첫 외국 방문지로 러시아를 선택했다.

양국 정상은 당시 우크라이나와 대만 문제에 대한 상대방의 입장을 지지하며 미국에 날을 세웠고, 에너지 분야를 중심으로 한 경제 협력도 약속했다.

이후 푸틴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발렌티나 마트비옌코 러시아 연방회의(상원) 의장(7월)을 비롯해 안드레이 루덴코 외무부 차관(6월), 미하일 미슈스틴 러시아 총리(5월) 등이 잇달아 중국을 방문했다.

중국에서는 천원칭 공산당 정치국 위원 겸 중앙정치법률위원회 서기(5월), 리상푸 중국 국무위원 겸 국방부장(4월)이 러시아를 찾아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양국 인사들은 중·러 관계가 역사상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거나 심지어 냉전 때의 군사·정치적 연합 체계를 능가한다고 자평하며 유대를 과시하고 있다.

중국·러시아 해군 훈련 [중국 해군 제공]

군사 협력도 급속히 확대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20∼23일 동해(중국은 일본해로 표기)에서 군함 10여척과 군용기 30여대를 동원한 '북부·연합-2023' 훈련을 진행한 데 이어 조만간 양국 해군 함대가 태평양 서부와 북부 해역에서 연합 순찰에 나설 예정이다.

양국 해군 함대의 합동 순찰은 2021년과 2022년에 이어 세 번째다.

중국 국방부는 이번 합동순찰이 제3자를 겨냥하는 것이 아니고 국제·지역 정세와 무관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10여척의 군함을 동원해 태평양을 가로지르는 무력시위에 주변국들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이달 초에는 러시아 태평양 함대 소속 호위함 그롬키함과 소베르센니함이 중국 상하이항에 입항해 합동 훈련을 하기도 했다.

리상푸 중국 국무위원 겸 국방부장은 지난 3일 베이징에서 니콜라이 예브메노프 러시아 해군 사령관을 만나 양국 해군의 합동 훈련과 해상순찰을 정례화하는 등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양국 교역이 크게 증가했다는 각종 통계자료도 쏟아지고 있다.

중국 해관총서(세관)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러 교역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6% 증가한 1천145억4천만 달러(약 145조 7천500억원)를 기록했다.

러시아의 대중국 수출은 19% 늘어났고, 중국의 대러시아 수출도 78% 증가했다.

지난해 우크라이나전 개시 이후 서방이 대러 제재의 하나로 러시아산 에너지 구매를 대폭 줄이면서 러시아가 에너지 수출을 중국 등지로 돌린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특히 지난달에는 중국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이 전년 동기 대비 44.1% 늘어난 1천50만t에 이르면서 러시아산 원유 수입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양국 교역 확대에 힘입어 중국의 대러시아 교역 관문인 지린성의 경우 상반기 경제 성장률(7.7%)이 제조업 거점이자 수출기지인 광둥성(5%)을 압도하며 중국 25개 성(省)급 행정구역 가운데 세 번째로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앞서 리창 중국 총리와 미하일 미슈스틴 러시아 총리는 지난 5월 베이징에서 만나 무역·서비스 부문 투자협력 심화, 농산물 수출 등과 관련한 합의를 담은 다양한 양해각서에 서명한 뒤 양국의 경제 무역 투자 협력 수준을 높이자고 다짐했다.

j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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