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배 프로기전] 1위가 한숨을 지었다
2011년 10월 열여덟 살 박정환은 GS칼텍스배에서 처음 우승했다. 후지쓰배를 거쳐 처음 세계대회에서도 우승한 해였다. 아직은 한국 1위가 아니었으니 바로 위에 이세돌이 하늘 아래를 굽어보고 있었다. 2012년 4월 GS칼텍스배 4강전에서 1위와 2위가 맞붙었다. 샛별이 탄탄한 행마로 앞서갔다. 마른하늘에 벼락처럼 묘수가 터졌다. 결승에 올라간 이세돌은 세 번째 우승을 마지막 우승으로 남겼다. 2014년부터 2018년까지 박정환 1위 시대가 5년 동안 이어졌다. 우승컵을 두는 공간이 빠르게 줄어들었다. 세계대회에서도 우승 횟수가 늘어났다. 그 실력을 믿지 않은 사람이 누가 있을까. 한데 GS칼텍스배 결과를 보면 고개를 갸웃하게 만들었다. 우승 사정권에도 못 가봤다. 어쩌다 4강에 오를 뿐이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못한 8강에서 멈췄다. 김지석에겐 열 판 겨루면 일곱 판 넘게 이겼지만 GS칼텍스배에서 겨뤄서 1승2패로 뒤졌다. GS칼텍스배에서 다섯 번이나 결승에 올랐던 김지석에게 꿀 같은 운이 따랐다.
실전 한 순간을 <그림>에 옮겨 본다. 백2에 이어 대마가 살자 형세가 뒤집혔다. 백이 3에 두지 않은 것은 2가 더 크다고 계산했기 때문이다. 바른 판단이었다. (171 179 185 191 221…163, 176 182 188 194 246…168, 200 206 214…180, 203 209 220…197, 219…204) 266수 끝, 백 불계승.
[김영환 9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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