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역 칼부림’ 조선, 정유정 데칼코마니... “결핍에 대한 분풀이”

‘신림역 칼부림 사건’의 피의자 조선(33)과 ‘부산 또래 살인’을 저지른 정유정(23)이 범행동기를 비롯해 범행 이후 보인 행동이 비슷하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조 씨는 경찰 조사에서 “오래전부터 살인에 대한 욕구가 있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남들보다 키가 작아 신체적 열등감이 있었다”는 취지의 조씨 진술 등을 토대로 범행 배경에 또래 남성에 대한 분노가 작용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자신이 갖지 못한 것을 가진 또래에 분노를 표출하는 등 이번 ‘신림역 칼부림 사건’이 ‘정유정 사건’과 거의 데칼코마니 같다고 분석했습니다.

정유정은 고교 졸업 후 직업이 없었고,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며 영어 과목을 어려워했다고 알려졌는데,

그는 본인이 갖지 못한 것을 강점으로 갖춘 20대 여성 영어 과외 강사를 범행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승재현 형사법무정책연구원 박사는 2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조 씨는 정유정과 동일하게) 또래에 대한 개인적인 분노가 쌓여 있었던 것"이라며 "자기가 가지지 못한 (것을 가진) 사람에 대한 분노를 표출한 게 정유정이었다면, 조 씨도 어떤 개인적 분노, 자기가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열등, 시기, 질투가 만들어 놓은 범죄인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결핍에 대한 분풀이’ 외에도 이들에게는 몇 가지 공통점이 더 있습니다.

철저히 계획된 범죄이며, 과잉 살상을 했다는 점입니다.

승 박사는 "정유정도 완벽하게 범죄를 준비하기 위해 흉기를 준비해서 피해자에게 100여번 자상을 입히는 등 ‘과잉 살상’을 했다"며 "이 사건도 분명히 과잉 살상이고, 목적 지향적으로 준비해서 공격했다. 피해자가 사망하는 것을 (보고도) 의도적으로 마지막까지 공격했던 상황이라서 어떤 개인적인 분노가 분명히 같이 이뤄진 범죄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조 씨가 범행 이후 정유정과 비슷하게 태연한 모습을 보였다는 점도 비슷합니다.

정유정은 범행 후 시신을 담은 캐리어를 경쾌한 발걸음으로 끌고가는 모습이 공개돼 전 국민을 경악케 했는데,

조씨 역시 범행 후 계단에 앉아 쉬다가 순순히 경찰에 잡혔습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형벌을 눈곱만큼도 두려워하지 않는 모습”이라고 지적하면서 “이것만큼 반사회적인 태도는 없다. 범죄자 중에서 극도로 반사회적인 사람들에게서만 나타날 법한, 심지어는 연쇄살인범도 이렇게까지 태연한 경우는 전례를 찾기 어렵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