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라미수에 '조선' 새긴 '황제식사'‥회관병이 사단장 손님 접대?
지난해 8월, 육군 9사단 복지시설 백마회관에서 열린 만찬 행사.
군인권센터가 공개한 사진을 보면, 접시 안에 망고와 티라미수 같은 디저트가 놓여있습니다.
회관병들이 만든 특별 디저트입니다.
티라미수 안엔 조선이라는 글자와 조선대의 마크가 새겨져 있고, 술병에도 '조선처럼' 스티커가 붙어 있습니다.
[임태훈/군인권센터 소장] "이것이 그 사진이고요, 이 마크는 조선대학교 마크입니다. 전임 사단장이 조선대학교 ROTC이기 때문에 조선대 ROTC 동문들을 모두 불러모아서 이러한 메뉴에도 없는 디저트를 만들기도 하고 또 저런 틀을 만들어서…"
조선대학교 학군단 총동문회 임원단이 동문인 김진철 당시 육군 9사단장을 방문하자, 김 사단장 측이 환영한다며 이 같은 만찬을 마련한 겁니다.
김 사단장은 이로부터 석 달 뒤인 지난해 11월엔 교회 신자 25명이 참석한 모임을 열어 16첩 반상 한정식을 제공했습니다.
군인권센터는 지난해 10월18일부터 올 7월15일까지 약 9개월간 9사단 지휘부가 이 회관에서 총 120회의 모임을 가졌다고 폭로했습니다.
그러면서 원래 회관에 배정된 회관병 몫은 2명인데, 사단 지휘부가 마음대로 8명을 더 데려다 썼다고도 주장했습니다.
[임태훈/군인권센터 소장] "9사단은 규정까지 위반하며 비편제 병력을 8명이나 복지회관에 데려다 놓고 호화로운 사단 지휘부 접대에 쓰고 있는 셈이다."
군 인권센터는 회관병들이 다수의 일반 손님뿐만 아니라 지휘부의 '황제식사'를 대접하느라 주 68시간 이상의 격무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실종자 수색 중 사망한 고 채수근 상병의 장례가 진행 중이던 지난 21일에도 전역하는 참모장의 송별회 명목으로 백마회관에 모여서 술을 마셨다고 폭로했습니다.
육군은 입장문을 내고 "해당 사안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해당 부대 복지회관 운영과 관련해 제기된 사안을 전반적으로 살피고 비정상적으로 운영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법과 규정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엄정하게 취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육군 내 모든 복지회관을 점검하고 회관병의 복무 여건과 근무 환경에도 깊은 관심을 갖고 살펴볼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곽승규 기자(heartist@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news/2023/society/article/6507857_3612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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