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던 카카오가”…감원 칼바람에 노조 들고 일어났다
판교 광장서 “카카오를 구하라”
노조, 경영시스템 개선 등 요구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화섬식품노조) 카카오지회(지회)는 26일 오후 판교역 카카오 아지트 앞에서 ‘카카오를 구하라’라는 슬로건을 걸고 집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엑스엘게임즈 등 카카오 게열사 소속 노조원 등 300여명이 참여했다. 화섬식품노조 수도권지부·IT위원회도 참여해 힘을 보탰다.
이들은 최근 복수의 카카오 계열사에서 연달아 추진된 희망퇴직과 관련해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의 사과를 요구했다. 경영실패 책임을 지고 물러난 백승엽 전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대표를 고문으로 앉힌 데 대해서도 반발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2021년 적자로 전환된 이후 경영실적이 고꾸라지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258억원으로 절반 이상 쪼그라들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지난 17일부터 2주간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희망퇴직자에게는 퇴직금에 더해 기본급 최대 6개월치를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지난달 사실상 희망퇴직에 해당하는 퇴직제도 NCP(넥스트 챕터 프로그램)를 시행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희망퇴직은 마무리된 상태다.
카카오게임즈가 출시한 ‘아키에이지 워’ 제작사 엑스엘게임즈는 다음 달 1일부터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진창현 지회 엑스엘게임즈분회 분회장은 이날 집회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회사에서는 정확한 규모를 공지하지 않았지만 30명 정도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아직 내부 분위기는 조용하다”고 말했다.
진 분회장은 집회 시작 이후 연단에 올라 “엑스엘 모든 임직원이 회사의 재정적 위기라는 긴 터널 끝에 아키에이지 오가 출시됐고 모두의 기대에 부응하듯 구글 매출 상위권을 차지하면서 회사는 오랜 적자를 벗어나 흑자전환했다”며 “회사의 버팀목이 된 프로젝트인 아키에이지 팀은 구조조정 통보를 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쪽에서는 적자를 각오한 성과급을 지급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적자 해소를 위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며 “비상식적인 경영 DNA는 쉽게 바뀌지 않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서승욱 지회장은 같은 자리에서 “이대로 두면 또다시 제3의, 제4의 위기가 반복될 것”이라며 “경영진에 대한 철저한 검증과 견제가 가능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 지회장은 집회를 마무리한 다음 김 센터장에게 전할 항의서한을 회사 관계자에게 전달했다.
지회는 단체교섭 등 여러 협의 채널을 활용해 경영시스템 개선을 촉구해 나갈 계획이다.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다른 계열사 분회들은 회사 앞 피켓팅이나 다양한 이벤트 등의 형식으로 단체행동을 이어간다.
그러나 지회가 구조조정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지회 핵심 요구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김 센터장의 사과와 함께 인사 검증 시스템 마련, 공동체 협의체 구성 등을 관철시키는 것이다.
서 지회장은 항의서한을 전달한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현재 저희는 구조조정 반대를 전면에 내걸고 있진 않다”며 “왜냐하면 카카오 입장에서는 이런 것들이 되게 자주 있었던 일이기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희망퇴직 칼바람은 카카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IT 업계 전반에 걸쳐 인력 구조조정 바람이 불어닥친 상황이다.
타다 운영사 VCNC는 전체 직원 80명 가운데 50% 감축하는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넷마블 계열사 힐러비도 지난달 희망퇴직 절차를 밟은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 강의구독 스타트업 클래스101도 올 초 구조조정 작업에 착수했고 최근 희망퇴직 절차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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