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밭에서 망고 생산"…지중해 농가, 폭염에 재배 작물 바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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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과 가뭄이 유럽 남부를 덮치면서 올해 지중해 연안 일부 농가에선 생산 작물이 열대 과일이나 물을 덜 필요로 하는 작물 등으로 바뀌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카탈루냐 과학기술연구원(Eureca)의 카를레스 이바네즈 기후변화 국장은 "(농작물이 날씨에) 적응하는 데엔 한계가 있다. 어느 정도는 버틸 수 있겠지만 일부 지역에선 결국 쌀이나 밀 등의 생산이 불가능해질 것"이라며 재배 대상을 바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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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면 상승으로 지중해 바닷물 내륙 깊이 스며들어
올해는 가뭄 장기화로 담수도 부족…농지 정화 난항
열대 과일이나 물 덜 필요한 작물 등으로 전환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폭염과 가뭄이 유럽 남부를 덮치면서 올해 지중해 연안 일부 농가에선 생산 작물이 열대 과일이나 물을 덜 필요로 하는 작물 등으로 바뀌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구온난화가 진행될수록 이러한 추세를 거스를 수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탈리아 최대 농업단체인 콜드리레띠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 이탈리아 내 바나나, 망고, 아보카도 재배량은 3배 이상 급증했다. WSJ은 “스페인의 올리브 농장이나 알제리의 밀·보리밭 등 지중해 연안 일부 농가가 열대 과일을 재배하기 시작했다”면서 “이탈리아 남부 밀 재배 지역에선 망고를 생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15년 전까지 이탈리아 중부나 남부 일부 지역에서만 재배할 수 있었던 토마토나 올리브도 이젠 북부에서 대량 생산이 가능해졌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변화는 지구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으로 지중해 바닷물이 예전보다 더 깊은 내륙까지 스며든 영향이다. 특히 올해는 장기간의 가뭄과 폭염, 건조한 날씨까지 겹쳐 저수지가 메말랐다. 지면에 스며든 염분을 씻어내기엔 담수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탈리아의 농부 몬세라트 세르불루(56)는 지난해까지 벼농사를 지었던 땅을 놀리고 있다면서 “(해수면 상승으로) 토지에 소금이 너무 많아졌다. 지난해엔 이정도까진 아니었는데, 올해는 바닷물이 너무 많이 스며들었다. 올해 수확량은 작년의 30%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탈리아 북부 쌀 생산 지역에선 올해 가뭄이 장기화하자 일부 농민들이 벼 대신 물을 덜 필요로 하는 대두(콩)를 심었다. 알제리의 밀과 보리 재배 지역에서도 강우량 부족으로 수확기를 한참 남기고 곡물이 익은 바람에 수확량이 대폭 줄었다. 이 지역 농민들은 현재 물을 덜 쓰는 채소 등을 재배하고 있다.
농작물뿐 아니다. 최근의 폭염은 다양한 방식으로 식량 생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콜드리레띠에 따르면 폭염 때문에 소는 예전보다 적은 양의 우유를 생산하고 있으며, 꿀벌은 꽃가루를 찾기 위해 나서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올해 이탈리아의 꿀 생산량은 작년에 비해 70% 급감했다.
기존 작물 대신 어떤 작물을 재배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이에 지중해 연한 국가들은 무더운 날씨에 적응할 수 있는 농작물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이스라엘에서는 최근 다양한 종류의 ‘가뭄 방지’ 토마토를 개발했다. 스페인 카탈로니아 지역의 농식품기술연구소(IRTA)는 더 높은 기온에서도 견딜 수 있는 사과 품종 개발에 성공했다. 프랑스 남부 와인 생산 지역에서도 고온이나 가뭄에 더욱 잘 견딜 수 있는 포도 품종을 모색하고 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카탈루냐 과학기술연구원(Eureca)의 카를레스 이바네즈 기후변화 국장은 “(농작물이 날씨에) 적응하는 데엔 한계가 있다. 어느 정도는 버틸 수 있겠지만 일부 지역에선 결국 쌀이나 밀 등의 생산이 불가능해질 것”이라며 재배 대상을 바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성훈 (ba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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