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서 암세포와 약물 효용성 기전 밝힌다…국내 연구진 첫 도전

한림대춘천성심병원 박찬흠 교수, 귀환형 연구 위성체 개발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우주에서 암세포를 배양하고 항암제 반응을 관찰해 세포와 약물의 기전을 밝히는 귀환형 연구 위성체 개발에 나선다. 연구진은 앞으로 우주 항암제를 개발하고, 우주산업의 새로운 장을 열겠다는 목표다.

한림대학교 춘천성심병원은 박찬흠 이비인후과 교수가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원하고 한국연구재단이 운영·관리하는 '2023년 STEAM 연구사업'(미래융합기술개발 파이오니어 전략형) 신규과제에 최종 선정됐다고 26일 밝혔다.

한림대 나노바이오재생의학연구소장도 맡고 있는 박 교수는 2023년 4월부터 2027년 12월까지 4년 9개월간 우주에서 암세포와 약물의 기전을 밝히는 귀환형 위성체 개발 연구에 나선다. 이번 연구는 중력이 약한 우주 공간의 특성을 활용한 연구다.

중력이 존재하지 않는 우주에서는 세포의 양상이 달라진다. 우주는 지상보다 중력이 약하기 때문에 세포나 단백질 수준의 실험 결과가 지상에서의 실험과 다르게 나온다. 우주산업이 앞선 나라에서는 이런 현상을 활용해 우주에서 고순도 신약을 제조하거나 인공장기를 만드는 실험을 하고 있다.

박 교수팀은 2027년 발사 예정인 귀환형 인공위성 플랫폼 '바이오렉스'에 △3차원 미세유체 타겟 세포배양 시스템 △타겟 세포 배양용 바이오 하이드로겔 △우주 의약품 개발을 위한 약물 자동화 평가 시스템 △귀환형 바이오 모듈 시스템을 개발해 탑재시킬 계획이다.

우주 궤도에서 암세포를 배양하고 무중력 환경 아래 암세포 양상 관찰 및 항암제 반응성 분석을 통해 지상국에서 과학데이터를 받아 1차로 분석한다. 이후 위성체를 다시 지구로 귀환시켜 정밀 유전자 분석을 통해 우주 환경에서의 암세포와 미세중력 및 우주 약물 효용성의 기전을 밝힌다.

이번 연구가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국내 최초의 귀환형 우주의생명공학 플랫폼을 통해 우주 의약품을 개발할 수 있다고 박 교수는 강조했다. 이어 "인재 양성은 물론 참여 연구원들의 전문성을 제고해 다양한 융복합 연구를 이뤄낼 것이고, 이는 우주산업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림대학교 춘천성심병원의 박찬흠 이비인후과 교수(춘천성심병원 제공)

박 교수는 "이번 연구를 계기로 우주의생명공학(Space Bio&Medicine) 분야를 발전시켜 국내 우주산업 관련 대학과 연구소, 산업체, 공기관과의 인프라를 형성하고 국내 우주산업의 새로운 장을 열겠다"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이번 연구와 별개로 현재 차세대중형위성개발사업 중형위성 3호에 탑재될 바이오캐비넷(바이오 3D 프린터 및 줄기세포 분화 배양기)을 개발 중이다. 이는 우주인의 가장 흔한 질병인 심혈관 연구를 위한 탑재체이다.

이비인후과 의사로서 바이오 3D 프린터와 조직공학을 연구하던 박 교수는 지난 2018년 바이오 큐브위성(CubeSat) 및 ISS 국제공동개발연구에 참여했다. 이런 연구 경험을 바탕으로 바이오캐비넷 개발 연구와 귀환형 연구 위성체 개발 연구까지 맡게 됐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