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초등생 3학년이 폭행, 변기 뚜껑으로 위협" 위기의 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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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한 초등학교에서 8년 차 교사로 일하던 A 씨.
A 씨는 아이들을 사랑했고, 꿈과 열정이 있는 성실한 교사였습니다.
다른 친구들을 방해하는 B 학생에 "그렇게 하면 안돼"라고 하자, 학생은 주먹으로 A 씨를 때리고 발로 차기 시작했습니다.
신규 교사가 쏘아 올린 작은 공 부산에서 폭행 피해를 입었던 A 씨는 지금까지도 심각한 트라우마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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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숨이 쉬어지지 않아요" 끔찍한 그날의 기억
"그 일을 생각하면 손이 떨리고, 숨이 잘 쉬어지지 않습니다.
매일 우리 반 아이들이 다치거나 죽는 꿈 등 악몽을 꿉니다.
매일 울어서 늘 눈이 부어있습니다. " - 피해 교사 A 씨
부산의 한 초등학교에서 8년 차 교사로 일하던 A 씨.
A 씨는 아이들을 사랑했고, 꿈과 열정이 있는 성실한 교사였습니다.
하지만 올해 3학년 담임을 맡으며 A 씨의 삶은 송두리째 달라졌습니다.
"하루는 한 학생이 점심시간에 운동장에서 큰 돌을 다른 친구들에게 던지는 것을 보고 "던지면 안 된다"라고
훈계하며 다가갔더니, 저에게 돌을 던지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돌은 얼굴을 스쳐 갔지만, 가슴이 벌렁거렸습니다. " - 피해 교사 A 씨
결정적인 사건이 발생한 건 지난달 12일이었습니다.
다른 친구들을 방해하는 B 학생에 "그렇게 하면 안돼"라고 하자, 학생은 주먹으로 A 씨를 때리고 발로 차기 시작했습니다.
놀란 아이들이 다른 선생님을 데려오고 나서야 무차별 폭행은 멈췄습니다.
전치 3주·멍든 마음…"교권보호위원회도 열 수 없었습니다"
실제 A 씨 주위 동료들은 '교보위는 곧 아동학대 신고로 직결되니 조심하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요즘에는 학생이 두려움만 느껴도 정서적 아동학대가 됩니다.
교사로서 아동학대신고를 당하는 것이 너무 두려웠고 내가 해오던 직장을 한순간에
잃을 수 있기 때문에 교보위를 열 수 없었습니다." - 피해 교사 A 씨
변기 뚜껑 들기도…전국 곳곳에서 "나도 피해자"
이런 문제는 어느 특정한 학교에서만 발생하는 일이 아닙니다.
최근 대구에서도 초등학교 5학년 학생이 담임교사에게 생활 지도를 받던 중 화장실에서 도기로 된 변기 뚜껑을 가져와 대치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부산교사노조에는 올해 상반기 동안 20건이 넘는 교권 침해 상담이 접수됐고, 경남교사노동조합도 기자회견을 열어 "아이들에게 손찌검과 폭언을 당하고 학부모에게 멱살을 잡혀도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다"는 현실을 토로했습니다.
신규 교사가 쏘아 올린 작은 공
최근 언론을 통해 사건이 알려지면서 지금은 그날의 기억이 생생하게 떠올라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한다고 합니다.
"서이초 사건 이후 너무 슬프고 괴로웠습니다.
8년 차 선배 교사로서 신규 교사에게 이런 교육 환경을 물려준 것이 너무 괴롭습니다.
나의 이야기를 밝히는 것이, 교사가 교사로서 교사답게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는
제도의 보완이 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용기를 내게 됐습니다.
우리는 절박합니다. 아이가 잘못하면 훈육을 할 수 있고
적절한 조처를 할 수 있어야 하며 학부모가 우리를 위협할 때는
그에 맞서 정당한 대처를 할 수 있어야 합니다." - 피해 교사 A 씨
교육부는 '학부모 등 보호자의 악성 민원' 대응책과 문제 행동을 제지할 수 있는 생활지도 기준을 고심하고 있고, 정치권도 교권 회복을 위한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며 머리를 모으고 있습니다.
"아이들을 제대로 훈육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달라."
다시는 신규 교사가 세상을 등지지 않도록, 교사가 학생의 폭력을 혼자 견디지 않도록 외치는 이들.
교육 현장이 변화하는 또 다른 신호탄이 되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홍승연 기자 redcarro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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