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자 가고, 독재자 아들 온다…훈센 캄보디아 총리 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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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년간 철권 통치를 이어온 '아시아 최장기 독재자' 훈센 캄보디아 총리(72)가 '훈센 왕조'의 시작을 알렸다.
AFP통신에 따르면 훈센 총리는 26일(현지시간) 캄보디아 국영TV 특별 방송 연설에서 "총리직을 더 이상 수행하지 않을 것이며 이를 국민 여러분이 이해해 주길 바란다"며 훈마넷이 새 정부를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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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년간 철권 통치를 이어온 '아시아 최장기 독재자' 훈센 캄보디아 총리(72)가 '훈센 왕조'의 시작을 알렸다. 자신이 총리직에서 물러나는 대신 장남 훈마넷에게 권력을 이양하겠다고 발표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훈센 총리는 26일(현지시간) 캄보디아 국영TV 특별 방송 연설에서 "총리직을 더 이상 수행하지 않을 것이며 이를 국민 여러분이 이해해 주길 바란다"며 훈마넷이 새 정부를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훈센 총리가 이끄는 캄보디아인민당(CCP)은 지난 23일 실시된 총선 결과 전체 의석 125개 중 120석을 가져가며 압승했다. 이로써 훈센 총리는 5년간 집권을 연장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총선은 18개 정당이 경쟁을 벌였지만, 반대도 없고 선택의 여지도 없는 선거였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훈센 총리가 경쟁자를 제거하면서 독주를 펼쳤기 때문이다. 지난 2월 캄보디아에 남은 마지막 독립매체 '민주주의의 소리'(VOD) 폐간을 명령하는 등 언론 탄압도 서슴지 않았다.
무늬만 민주주의인 선거였지만, 국제사회가 캄보디아 총선에 주목한 이유는 따로 있었다. 이번 선거가 훈가(家) 권력 세습의 시작점으로 평가돼서다. 70대인 훈센 총리는 일찌감치 장남 훈마넷을 자신의 후계자로 점찍었다. 훈센 총리는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2023년 이후에는 총리의 아버지가 되고 2030년대에는 총리의 할아버지가 될 것"이라 말하기도 했다.
훈센 총리는 2028년까지 자신이 집권한 뒤 아들에게 총리 자리를 물려주겠다는 계획이었는데, 총선 사흘 전 권력을 조기에 이양할 뜻이 있음을 밝혔다. 훈센 총리는 지난 20일 중국 봉황TV 인터뷰에서 "총선 후 3~4주가 지나면 훈마넷이 총리가 될 수도 있다"며 "그가 직무를 잘 수행할 수 있는지에 달렸다"고 말했다.
후계자인 훈마넷은 46세로, 미국 웨스트포인트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한 뒤 캄보디아군에 입대했다. 현재 군 부사령관이자 육군 대장을 맡고 있으며 CPP 중앙위원회 상임위원도 겸임하고 있다. 캄보디아 총리는 국회 제1당이 국왕에게 추천하면 국왕이 임명하는 절차를 거친다. 훈센 총리가 독재자로 군림하고 있어 권력 이양은 차질 없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박가영 기자 park08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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