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주서 이번엔 그물무늬비단뱀 발견
악어와 표범 출현 소동이 있었던 경북 영주에서 이번에는 그물무늬비단뱀이 포획됐다. 그물무늬비단뱀은 주로 열대우림 지역에 서식하는 외래종 파충류로, 몸집이 크고 힘이 세 야생의 포식자로도 알려져 있다.
26일 경북 영주소방서에 따르면, 이틀 전 적서동의 한 공장으로부터 “공장에 반입된 수출입 컨테이너에서 태국산 뱀으로 추정되는 뱀 1마리가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에 소방서 측은 즉시 뱀 포획용 장비를 동원해 신속하게 포획에 성공했다.
확인 결과 컨테이너에서 발견된 뱀은 길이 약 1.5m, 무게 400g 크기의 그물무늬비단뱀이었다.
그물무늬비단뱀은 몸길이가 10m까지도 자라 세계에서 큰 뱀 중 하나로 꼽힌다. 그만큼 힘도 세고 성질도 포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로 조류와 포유류를 잡아먹는데, 먹이를 기습해서 덮친 후 천천히 조여서 죽이는 방식으로 사냥한다. 이후 비단뱀은 유연한 턱 골격을 이용해 통째로 삼킨다. 과거 EBS 방송에서 공개된 영상을 보면, 성인 남성 몸을 칭칭 감은 그물무늬비단뱀의 힘은 다른 성인 남성 3명이 달라붙어 떼도 버거울 정도다.
사람을 공격하는 사례도 있다. 지난해 인도네시아에서는 54세 여성이 5m가 넘는 그물무늬비단뱀으로 추정되는 뱀 배 속에서 발견됐다. 당시 여성의 남편이 실종신고를 했는데, 경찰이 수색 작업을 벌이다 농장 인근에서 배가 비정상적으로 부푼 뱀을 발견했고, 배를 갈라보니 여성의 시신이 들어 있었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전문가 사이에서 “그물무늬비단뱀은 인간까지 삼킬 수 있는 파충류”라는 말까지 나온다. 뱀 보호활동가 네이슨 러슬리는 “그물무늬비단뱀은 성인 인간을 먹을 수 있을 만큼 크다”며 “몸을 서서히 조여가며 죽음의 공포를 준다. 숨을 들이쉴수록 조임이 세져 더 이상 숨을 내쉴 수 없게 된다”고 워싱턴포스트에 말했다. 그러면서 “위아래 턱이 인대로 연결되어 있어 상당히 유연하다. 자기 머리보다 훨씬 큰 먹이도 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영주에서 발견된 그물무늬비단뱀은 안동 동식물 테마파크 주토피움에 인계된 상태다. 소방서 측이 경북 환경정책과 및 영주시 야생동물보호센터에 문의 후 인계를 결정했다. 소방서 관계자는”뱀이 나타나면 섣불리 접근하지 말고, 물건을 던지거나 걷어차는 등의 자극적인 행동은 공격을 유발할 수 있으니 발견 즉시 119로 신속하게 신고해 달라”고 했다.
앞서 영주에서는 지난달 악어와 표범 출현 소동이 잇따라 발생했다. 모두 목격담 신고를 통해 알려졌는데, 두 개체 모두 실제로 발견되지는 않았다. 특히 표범은 들개 발자국으로 보인다는 잠정 결론이 나왔다. 악어는 정밀 수색을 했지만, 발자국이나 배변 등 서식 흔적이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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