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찌고 못생겨졌다"며 폭언을 일삼는 아내, 이혼 사유 될까?

YTN라디오(FM 94.5)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

□ 방송일시 : 2023년 7월 26일 (수요일)

□ 진행 : 조인섭 변호사

□ 출연자 : 김소연 변호사

- 폭언, 민법상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에 해당해 이혼 사유로 인정될 수 있어

- 아내의 폭언이 가정이 깨지게 된 결정적인 원인이라면 위자료 청구 가능해

- 본인과의 대화를 녹음한 것이 아닌 타인들의 대화를 녹음해 증거 제출하는 것은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어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조인섭 변호사(이하 조인섭): "저는 30대 후반의 웹디자이너입니다. 아내와 저는 딩크족으로 자녀 없이 둘이 살고 있습니다. 자녀가 없는 만큼 서로 집중할 시간이 많았습니다. 여행도 많이 다니고 영화도 자주 보고, 함께 취미 생활을 즐기며 살았죠. 그러던 중, 제가 교통사고로 다리를 좀 다쳤습니다. 걸을 수는 있지만, 전처럼 장거리 여행을 다닌다거나 운동하기 어려워졌습니다. 활동을 전처럼 못하다 보니, 체중도 늘어갔고 나이가 나이인 만큼, 외모도 예전 같지 못했죠. 그런데 어느 날부터 아내가 폭언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밥을 먹을 때마다, "왜 그렇게 많이 먹어? 살이 찌니까 아저씨 같고 못생겼어." 라고 말했습니다. 제가 옷을 고를 때에도 아내는, 패션 감각이 없다면서, 어떻게 디자이너가 됐냐고 이제 정말 한물간 거 아니냐면서 저를 몰아세웠죠. 그뿐만이 아닙니다. 제가 운동을 하러 나갈 때는 "운동해도 소용없어, 근육도 없고. 약해보여."라고 하더군요. 제가 어쩌다 친구들을 만나면 제 친구들을 모두 싸잡아서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자존심이 무척 상했습니다. 더 이상 폭언을 견디기가 어려웠죠. 특히나 아내의 비난 때문에 저는 자신감이 계속 떨어져서 정신과 진료까지 받게 됐습니다. 저는 아내와 이혼을 하려고 소송을 제기했는데요, 폭언만으로 이혼할 수 있는지, 그리고 위자료도 받을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사연자분은 아내의 폭언을 견디다 못해서 이혼 소송을 제기하셨는데요. 이런 폭언이 이혼 사유가 될 수 있을까요?

◆ 김소연 변호사(이하 김소연): 민법이 정한 이혼 사유 중에는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가 있습니다. 이런 폭언도 이런 부당한 대우에 포함될 수가 있겠는데요.

◇ 조인섭: 어느 정도가 심히 부당한 대우일까요?

◆ 김소연: 혼인관계 지속을 강요하는 것이 가혹하다고 느껴질 정도의 폭행, 학대, 모욕입니다. 또 이혼 사유 중에는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가 있는데요. 이것 또한 부부관계, 생활관계가 회복될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되고 그 혼인생활을 계속 강제하는 것이 일방 배우자에게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되는 경우입니다. 종합해보면 정말 참을 수가 없고 더 참고 살라고 하기에는 가혹할 정도여야 이혼이 된다는 의미입니다.

◇ 조인섭: 그러면 이 사연자분의 경우는 거기에 해당할까요?

◆ 김소연: 개인적으로는 정말 참기 어려운 모욕이 되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먹는 것까지 이렇게 얘기를 하다니 정말 너무 했죠. 다만 이 사연자분의 경우에는 소송을 제기하시더라도 법원에서 부부 상담 등 부부관계 회복을 위한 노력을 먼저 해보라고 권해보시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조정조치라고 해서 법원을 통한 부부 상담도 가능하거든요. 그럼에도 나아지지 않고 더 심한 정도가 된다고 한다면 이혼 사유가 될 수도 있겠죠.

◇ 조인섭: 이 조정조치 과정을 거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보통 어느 정도로 진행이 될까요?

◆ 김소연: 조정조치는 이제 소송에서 법원이 내려주시는 명령 중에 하나인데요. 법원에게 소송 중에 '이런 명령을 내려달라.' 이렇게 요청을 드릴 수도 있고요. 법원에서 생각하시기에 재판부에서 이런 조정조치의 필요성이 있다 생각하시면 직권으로 내려주시기도 합니다. 상담의 경우에는 다양한 형태가 있어서 부부 상담뿐만이 아니고 아동 상담, 가족 상담 형태로도 이루어지곤 해요. 보통은 한 10회 정도 이루어지곤 합니다.

◇ 조인섭: 그러면 사연자분은 현재 상황에서 아내의 폭언 때문에 위자료를 받고 싶어 하시는 것 같은데요. 이거는 가능할까요?

◆ 김소연: 법원에서 혼인 파탄의 책임이 폭언한 배우자에게 있다고 판단하시면 위자료도 인정될 수 있습니다. 이혼으로 인한 정신적 고통들, 예를 들어서 폭언 행위 그 자체 또는 가정이 깨어지게 된 부분에 대한 충격과 사회적인 면 등을 고려해서 위자료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부정행위가 아니면 위자료는 없는 거 아닌가 하는 분들도 가끔 계시는데 사유가 폭언이라고 해서 위자료가 없는 건 아닙니다. 다만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이혼 및 위자료 인용이 되려면 정말 참을 수가 없고 더 참고 살라고 하기에는 가혹할 정도로 심한 부당한 대우여야겠죠.

◇ 조인섭: 사실 이혼 소송 진행하다 보면 정말 심한 욕설들이 많지 않습니까? 정말 듣도 보도 못한 욕설들이 많은데요. 그러면 이런 욕설 폭언에 대한 증거는 어떻게 모아야 할까요? 아내와 대화할 때 녹음을 해두는 것, 그런 방법도 알려주세요.

◆ 김소연: 쉽게 생각하실 수 있는 부분이 녹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형사처벌되는 경우가 있으니 조심하셔야 합니다.

◇ 조인섭: 어떤 경우에 형사처벌이 될까요?

◆ 김소연: 통신비밀보호법이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 또는 청취하지 못하게 하고 있습니다. 위반할 경우에는 처벌이 되죠. 다만 본인과 대화할 때 대화자 간의 녹음을 하는 거는 현재로서는 처벌되는 사항은 아닙니다. 폭언은 보통 배우자에게 직접 하니까 상관이 없어 보이긴 하는데 간혹 배우자와 그 가족들끼리 내 욕하는 거를 듣고 싶다. 내고 싶다.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세요.

◇ 조인섭: 그러니까 내 목소리가 들어가면서 상대방이랑 대화하는 거를 내가 녹음하는 거는 처벌이 안 되는데 다른 사람이 대화하는 거를 내가 몰래 녹음하는 거는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으로 처벌이 될 수 있다는 거네요. 그거 이외에 또 대화 캡처하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 김소연: 대화 메시지 캡처도 있겠네요. 요새는 워낙 메신저가 다양하잖아요. 그래서 직접 대면하지 않고 말하지 않더라도 휴대전화 메시지로 폭언, 모욕을 하는 경우가 되게 많아요. 대면하지 않아서 오히려 더 심하게 이렇게 이야기를 한다는 생각도 들긴 하더라고요. 문제는 그렇게 되면 맞는 분도 사람이잖아요. 당연히 화가 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막 받아쳐서 본인도 욕을 하고 비난을 하게 되세요. 이걸 증거로 쓰려면 내가 욕한 부분을 자르고 내야 되는데 아무래도 증거의 신빙성도 떨어지고 상대방도 우리가 욕한 메시지 갖고 있으면 서로 오십 보, 백 보로 보일 수가 있겠죠.

◇ 조인섭: 서로 주고받았구나. 이렇게 되면 별로 증거가 효력이 없겠죠.

◆ 김소연: 네, 이혼 소송을 위해서 증거를 모으신다면 좀 참으셔야 합니다.

◇ 조인섭: 참으셔야 한다. 그리고 사연자분은 정신과 진료도 받으셨다고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럼 이런 정신과 진료 받으시는 것은 사연자분한테 유리하게 적용이 될까?

◆ 김소연: 아무래도 정신적 고통은 내면에 있는 거기 때문에 그걸 바로 알아보거나 수치화하기는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그런데 정신과 진료를 받고 있다고 하면 전문의의 진단서 등이 있다면 그거를 조금 유치해 보는 그런 증거가 될 수 있겠죠. 그래서 도움이 된다고 저는 보고 있고 이제 모아주시기를 권하고 있습니다.

◇ 조인섭: 그러면 지금까지 상담 내용을 정리해보자면 사연자분은 아내의 계속된 폭언 때문에 이혼 소송을 제기를 한 상태입니다. 우리 민법에서는 배우자에게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혼인 생활이 당사자에게 고통이 되는 경우 이혼 사유로 인정하는데요. 사연자분의 경우 이혼 소송을 제기하시더라도 법원에서 부부관계 회복을 위해서 먼저 노력을 해보라고 권할 것으로 보여진다고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또 법원을 통해서 부부 상담도 할 수 있다는 것도 이야기해 주셨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아지지 않는다면 이혼 사유가 될 수 있다라고 보여진다고 이야기해 주셨습니다. 아내의 폭언이 너무 가혹해서 가정이 깨지게 된 결정적인 원인이 된다고 하면 아내에게 위자료 요청하실 수도 있고요. 이런 폭언의 정도가 심한지에 대해서는 증거가 필요한데 녹음이나 문자 같은 걸로 증거를 확보해야 되는데, 불법 증거는 되도록이면 확보하지 않는 방향으로 증거를 확보하시라고 조언해 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김소연 변호사와 함께 했습니다.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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