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력 강화하는 유통가 차세대 리더들..."자사주 매수 행렬"

박미선 기자 2023. 7. 26.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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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김동선·휠라 윤근창·콜마 윤상현 등 오너 2~3세, 자사수 매입 잇따라
경영 전반 영향력 확대하는 동시에 지배력 강화로 승계 작업 본격화 눈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사진=한화갤러리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유통가 차세대 오너 경영자들이 전면에 나서면서 자사주 매입을 통한 지배력 강화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올 상반기 꾸준히 자사주 매입을 통해 존재감을 드러냈던 오너 2세들은 하반기에도 자사주 매입 행렬을 이어가 회사 내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책임 경영 강화라는 명분도 내세우고 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 윤근창 휠라홀딩스 대표, 윤상현 한국콜마홀딩스 부회장 등 유통가 차세대 오너 경영자들이 하반기 자사주 매입을 통해 지배력 늘리기에 나섰다.

가장 공격적으로 자사주 매입에 나선 인물은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이다. 그는 지난 3월 한화갤러리아 법인 독립 후 주식을 지속적으로 매수해 지분을 확대하고 있다.

김 본부장은 지난 4월 12일 장내매수를 통해 한화갤러리아 주식 5만주를 사들여 0.03%의 지배력을 확보하더니 5월에 다섯 차례, 6월에 네 차례 자사주를 잇달아 매입했다. 이달 들어서도 두 차례 자사주 매입에 나서 현재 한화갤러리아 주식 59만3869주를 보유해 총 0.30%의 지배력을 갖게 됐다.

김 본부장의 지배력이 확대되면서 그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김 본부장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삼남으로 사실상 그룹 내 유통 사업 분야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윤근창 휠라홀딩스 대표(사진=휠라홀딩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최근에는 미국 3대 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 국내 도입이란 가시적 성과를 내기도 했다. 파이브가이즈는 서울 강남에 1호점을 성공적으로 열었고, 10월 여의도 더현대서울에 2호점 오픈을 앞두고 있다.

이에 더해 이베리코·와인 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고, 이와 별도의 획기적인 신사업을 추진하겠단 의지를 내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윤윤수 휠라홀딩스 회장의 장남인 윤근창 대표는 오너일가 개인 회사 '피에몬테'를 통해 휠라홀딩스에 대한 지배력을 늘리고 있다.

피에몬테의 최대주주는 윤윤수 회장에 이어 전동스쿠터 제조업체 케어라인(20.77%), 윤근창 대표(4.05%)다. 케어라인은 윤 대표가 지분 60.20%를 소유한 개인 회사로, 즉 피에몬테는 윤윤수 회장과 윤근창 대표가 소유한 오너가 회사인 셈이다.

피에몬테가 휠라홀딩스의 주식을 사들이고 지분율을 키울수록 휠라홀딩스에 대한 오너일가의 지배력은 그만큼 높아지는 구조다. 일각에서 피에몬테를 경영 승계의 위한 지렛대로 사용할 것이란 추측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피에몬테는 올해 상반기에만 휠라홀딩스 주식을 37차례 매수했고, 하반기 들어서도 이달에만 네 차례 주식을 매수했다.

그 결과, 연초만 해도 피에몬테의 휠라홀딩스 지분은 26.5%에 달했지만 이날 기준 휠라홀딩스 주식 총 1916만672주를 소유해 지분 역시 31.92%로 높아졌다.

윤상현 한국콜마홀딩스 부회장(사진=한국콜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윤근창 대표는 윤 회장의 뒤를 이어 경영 일선에 나선 뒤 2010년대 후반 휠라 브랜드 리뉴얼에 성공해 3040새대가 주 소비층이던 휠라 이미지를 1020세대가 찾는 '핫한 브랜드'로 탈바꿈한 인물이다.

지난해 패션 성수기 흐름을 타고 휠라홀딩스는 '매출 4조원'을 돌파했고, 본업인 휠라 부분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올해 그리고 앞으로 5년을 '리브랜딩'을 위한 재도약 기간으로 삼았다.

윤상현 한국콜마홀딩스 부회장은 최근 콜마그룹 지주사 매입을 통해 지분을 늘렸다.

윤동한 콜마그룹 창업주 회장의 장남인 윤 부회장은 지난 19~21일 한국콜마홀딩스 주식 1만8683주를 장내 매수했다.

콜마그룹 성장 가능성에 대한 확신을 표명하고, 실질적인 주주 가치를 제고함으로써 책임경영을 실현하겠다는 의지다. 이로써 윤 회장이 보유한 한국콜마홀딩스 지분은 기존 29.21%에서 29.31%로 확대됐다.

윤 부회장은 2019년 부회장 자리에 올라 업의 성장, 미래 먹거리 발굴 등을 통해 그룹 전체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계획을 추진 중이다.

경쟁력 있는 조직을 만들기 위해 본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굵직한 M&A(인수·합병)를 주도했고, 콜마 전사의 인력구성(스쿼드)를 위해 노력해 왔다. 이 같은 경쟁력을 바탕으로 최근에는 대외 활동에 보폭을 넓히며 글로벌 사업 확대를 꾀한다.

LF 역시 오너 2세의 지분 늘리기가 두드러지는 곳 중 하나다.

구본걸 LF 회장의 장남 구성모 씨는 자신이 지분율 91.58%를 가진 회사 고려디앤엘을 통해 LF의 지분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6.18%에 불과했던 고려디앤엘의 지분율은 지속적인 지분 매입을 통해 이날 기준 9.42%까지 올랐다.

여기에 개인이 보유한 지분 1.18%를 합치면 구성모 씨의 LF 관련 지분율은 10.6%로, 구본걸 회장 19.11% 다음으로 많은 수준이다. 이 같은 흐름에 대해 일각에선 구 회장에서 구 씨로 이어지는 승계 준비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반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인 '롯데가 오너 3세'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는 최근 석유·화학 부문뿐 아니라 유통·호텔·건설 등 그룹 내 사업 전반에 걸쳐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지만, 아직 롯데그룹 지주사 및 계열사 지분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다.

신 상무는 최근 일본 롯데파이낸셜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앞서 롯데파이낸셜의 최대 주주인 롯데스트레티직인베스트먼트(LSI) 공동 대표에 선임된 바 있는 만큼, 신 상무는 롯데 계열사 대표직을 두 번째로 맡게 됐다.

또 지난 1월 열린 상반기 사장단회의(VCM)에 이어 18일 열린 하반기 VCM에 참석해 각 계열사 대표들과 그룹의 미래 사업을 중점 논의하는 등 존재감을 넓혔다.

올해 롯데지주가 '미래성장TF(태스크포스)' 조직 가동에 나선 것과 관련, 롯데그룹이 미래 신성장 동력 전략 마련을 하면서 이와 연계해 오너 3세 승계 작업 준비에 나선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onl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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