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값에 이어 '밀크플레이션' 정조준...정부 물가잡기 2탄? [앵커리포트]
기후 위기가 밥상 물가도 덮치면서 정부도 상추와 시금치, 닭고기 등 주요 품목 할인을 지원하며 농축산물 가격을 잡기 위해 나서고 있는데요,
지난달 라면값 인하를 직접 압박하기도 했던 정부가 이번엔 우윳값에 눈길을 돌리고 있습니다.
불가피한 원윳값 인상으로 우유는 물론 우유를 사용하는 제품들까지 줄줄이 가격이 오를 우려가 제기되자 미리 경고장을 날린 건데, 우선 원윳값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원윳값은 한해 전에 상승한 생산비를 이듬해 반영하는 구조입니다.
그런데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상기후로 세계적으로 사룟값이 크게 상승하면서 낙농가의 원유 생산비가 1년 전보다 무려 13.7% 올랐습니다.
우유 소비가 줄어드는 시장 상황을 반영해 생산비 상승분의 60~90% 범위(69원~104원)에서만 가격 인상이 논의되고 있는데,
최소한으로만 잡아도 지금 1L에 996원인 원유 가격이 처음으로 천원을 넘게 됩니다.
지난해 원유 가격이 1리터에 49원 올랐을 때 우유 가격이 10% 안팎으로 뛴 걸 고려하면, 지금 1리터에 2,900원 수준인 우유 소비자 가격이 3천 원을 웃돌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자 정부는 불가피한 상승분 이상의 인상을 해서는 안 된다며 우선 유통업계를 압박하고 나섰습니다.
과도한 유통 비용이 우유 가격을 끌어 올리고 있다며 불합리한 마진율을 지적한 겁니다.
또, 우윳값 상승은 자체로도 부담이지만 아이스크림과 빵 등 우유 가공식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밀크플레이션' 우려가 있어서,
정부는 유통업계뿐 아니라 가공식품 업체들을 겨냥해 실제 우유 사용 비중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정황근 /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지난 24일) : 빵하고 쿠키 이런 건 우유가 들어가는 게 1%에서 뭐 많아야 5%이기 때문에 사실은 가격이 영향이 거기까지 미칠 수는 없는 거고요. 그다음에 낙농가들한테도 저희가 적정 가격 인상을 하도록 이렇게 촉구를 하고 있고 유업체에도 우리가 좀 고통을 서로 나누자 이렇게 강력하게 요청을 하고 있어요.]
우유 말고도 하반기 물가 상승 요소가 수두룩해 정부는 원윳값 상승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건데요,
이번 달 초 서울우유와 남양유업 등 10여 곳에 가격 인상 자제를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농가와 유가공업체로 구성된 낙농진흥회에서 원윳값 인상 폭을 결정하기 위해 막바지 협상이 진행 중인 가운데, 물가 부담은 줄이되 각계 입장을 고루 반영할 묘수가 나올지 주목됩니다.
YTN 정인용 (quotejeong@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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