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정국 'Seven' 글로벌 열풍, 어떻게 가능했나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빌보드 핫 100 1위’, ‘빌보드 글로벌 200 1위’, ‘빌보드 글로벌 200(미국제외) 1위’.
방탄소년단 멤버 정국의 첫 솔로 싱글 ‘Seven (feat. Latto)’이 25일 빌보드 주요 3대 차트를 모두 석권했다. 방탄소년단의 ‘Dynamite’로 빌보드 ‘핫 100’ 1위에 직행한 바 있는 정국은 ‘Seven’마저 이 차트 1위에 올려 놓으며, 팀과 개인으로서 모두 빌보드 ‘핫 100’ 1위에 직행한 아티스트가 됐다.
K-팝 업계에서는 정국의 ‘Seven’이 이룬 쾌거의 원인을 크게 세가지로 분석한다.
우선, 정교한 현지화 전략이 팝 음악의 본토에서 먹혔다고 본다. 하이브와 빅히트 뮤직은 ‘Seven’의 제작 과정 전반에서 미국 팬들의 취향을 염두에 뒀다. 영어로 된 가사에 요즘 유행하는 ‘UK garage 스타일’을 가미한 최신 팝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녹음도 미국에서 진행했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과 그래미 수상 경력의 유명 프로듀서 앤드류 와트(Andrew Watt)를 필두로 한 제작진은 미국 현지에서 정국과 실시간으로 호흡하며 곡의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업계에서는 “세계 최정상급 프로듀서와 오랜 기간 교감하며 작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미국 대중 음악계가 정국을 ‘글로벌 팝스타’로 인정했다는 방증”이라고 분석한다.
최신 팝 승부수는 미국 대중음악 시장에서도 충격으로 받아들인다. ‘Seven’이 등장하기 전까지 빌보드 ‘핫 100’ 1위는 미국 컨트리 가수 모건 월렌(Morgan Wallen)이 14주 동안 장기 집권하고 있었다. 월렌 외에 상위권을 차치한 곡들의 대다수가 컨트리 장르였다. ‘가장 미국적인 장르’라는 컨트리를 가장 세련된 팝 음악으로 단숨에 모두 추월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하이브 아메리카를 설립하며 미국에 진출한 하이브의 글로벌 멀티 레이블 전략이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는 점도 성공 요인으로 꼽는다. 하이브가 인수한 이타카 홀딩스의 설립자 스쿠터 브라운 하이브 아메리카 CEO는 ‘Seven’ 제작 과정에서 곡 수급부터 피처링 아티스트 라토(Latto)의 섭외까지 긴밀하게 협력했다. ‘Seven’을 다양한 버전의 리믹스로 발표한 것도 스쿠터 브라운 CEO의 조언이 큰 역할을 했다.
여기에 아티스트로서의 정국의 감각과 선구안도 성공의 요인이 됐다. 정국은 ‘Seven’을 처음 접하자마자 “이건 해야겠다”라고 결심했다고 밝혔다. 정국이 ‘Seven’을 처음 접한 것은 올 초였다. 그리고 첫 솔로 싱글로 최종 낙점한 시기는 3월 무렵이었다. 전광석화같은 제작 과정을 거쳐 불과 4개월 사이에 음악과 퍼포먼스의 완성도를 높이며 곧장 빌보드 ‘핫 100’을 석권하는 대업을 달성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방탄소년단 멤버 정국이 글로벌 스타로서 가진 잠재력이 ‘Seven’을 만나 꽃을 피웠다”고 분석했다.
‘Seven’이 단숨에 빌보드 ‘핫 100’ 1위로 직행하면서 K-팝 업계에서는 ”빌보드의 견제를 실력으로 뚫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빌보드는 이달 초부터 순위 집계 방식을 바꿨다. 아티스트 공식 홈페이지상의 디지털 다운로드 수를 제외하는 것이 골자다. 미국 이외 지역에서 활동하는 아티스트들에게, 더구나 굳건한 팬덤 덕에 공식 홈페이지 다운로드 수가 높은 K-팝 아티스트에게 불리한 조건이었다. 빌보드는 집계 방식과 관련해 공식적인 언급을 하지 않지만, K-팝 견제용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러나 정국의 ‘Seven’은 달라진 방식에서도 곡 자체의 대중성을 토대로 폭발적인 스트리밍 수를 기록하며 빌보드 ‘핫 100’을 석권했다.
정국의 1위 소식이 알려진 날 한 K-팝 팬은 커뮤니티에 이렇게 썼다. “노래가 아무리 좋아도 이제는 K-팝으로 빌보드 최상위 가기는 힘들겠구나 했는데 스트리밍으로 뚫을 지는 생각도 못했다.”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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