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꽃피운 韓 건설기계..."이제는 중국보다 미국"

한때 세계 최대 굴삭기 시장으로 꼽혔던 중국의 건설경기 침체로 북미·유럽과 신진시장 공략에 열을 올린 주요 건설기계 업체의 수익성이 대폭 개선됐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수익성 확대와 신흥시장에서의 수요 증가로 하반기에도 개선된 성적표를 받아볼 전망이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올 2분기 매출 1조3140억원, 영업이익 1620억원을 기록했다고 26일 공시했다. 전년대비 매출은 10.6%, 영업이익은 87% 상승했다. 같은 날 HD현대건설기계도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열고 지난 2분기 1조321억원의 매출액과 966억원의 영업이익을 실현했다고 밝혔다. 매출·영업이익 각각 17.9%, 163.2% 증가했다.

중국의 침체가 지속되고 유럽에서도 주택수요가 둔화됐지만 인프라 수요 기반의 건설기계 판매 호조가 힘이 됐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북미시장의 성장에 힘입어 선진시장 매출 비중이 지난해 2분기 30%에서 올 2분기 40%로 성장했다. HD현대건설기계는 북미지역에서만 2656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분기 최대 매출을 경신했다. 유럽 내에서도 독일·이탈리아·프랑스 등 주요국 인프라 투자 확대에 힘입어 1393억원의 매출고를 올렸다.

양사는 북미시장에서의 수요 확대에 따른 판매가 상승에 힘입어 매출시장에 비해 높은 이익률 상승 효과를 맛봤다. HD현대인프라코어 건설기계사업부는 올 2분기 1조133억원의 매출액과 115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매출신장률은 6.8%에 불과하지만 영업이익은 126.6% 확대됐다. 북미지역에서 2656억원의 매출고를 올려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HD현대건설기계는 2017년 독립법인으로 출범한 후 처음으로 영업이익률 9%대를 넘었다.

북미 소형건설장비 업계 1위인 두산밥캣의 실적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두산밥캣은 올 2분기 2조6721억원의 매출액을 올린 가운데 4665억원의 영업이익을 실현하며 영업이익률 17.5%를 기록했다. 매출·영업이익 각각 전년대비 20.5%, 50.7% 증가했고, 영업이익률은 3.5%p 늘어났다.

미국 법인의 퇴직연금 조정효과로 670억원의 일회성 수익이 발생하면서 영업이익 증가폭이 두드러졌으나, 해당 금액을 제외한 영업이익도 전년보다 29% 올랐고, 영업이익률은 14.9%로 집계된다. 순이익은 영업이익 증가 등의 영향으로 전년대비 2배 이상인 3080억원이었다. 호실적을 바탕으로 차입금을 꾸준히 줄여 2분기 말 순차입금은 전년말 대비 4억5300만달러(약 5946억원) 감소한 6700만달러(약 876억원)로 나타났다. 업계는 북미 중심의 건설기계 시장 호조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봤다.

문재영 HD현대건설기계 영업본부장 부사장은 실적발표 직후 가진 컨퍼런스콜을 통해 "북미 인프라 관련 수요가 견조한 가운데 신흥시장에서의 성장세가 도드라진다"면서 "올 상반기 중남미·인도네시아 각각 15%, 중동 97%, 튀르키예 153%의 성장세를 나타냈다"고 소개했다. 이어 "미국의 경우 대당 단가가 높아 수익성 측면에서 크게 도움이 되면서 수요 또한 안정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도현 기자 ok_kd@mt.co.kr 최경민 기자 brown@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