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80만명 감소한 역대 최악의 ‘인구절벽’…외국인 유입으로 버텨

2009년 이후 14년 연속 감소세
외국인은 299만여명 ‘역대 최다’

게티이미지

지난해 일본 인구가 80만명 줄어 역대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오키나와현을 포함한 모든 지방 광역자치단체의 인구가 감소했으며, 도쿄를 비롯한 주요 도시들은 외국인 인구 증가 덕에 전년도 수준을 웃돌게 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은 26일 일본 총무성이 주민기본대장을 토대로 올해 1월1일 기준 인구를 조사한 결과 1억2242만명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1월 1일보다 80만명(0.65%) 줄어든 수치다. 1968년 조사 개시 이래 가장 큰 감소폭이다.

일본 인구는 2009년 1억2700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올해까지 14년 연속으로 줄어들고 있다. 감소 속도도 빨려졌다. 지난해 출생아 수는 77만2000명으로 이 역시 조사 시작 이래 가장 적었다. 연간 출생아 수가 80만 명에 못 미친 것은 처음이다.

반면 지난해 사망자 수는 156만5000명으로 전년보다 12만3000명 늘면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고령화에 코로나19의 여파로 사망자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 내에선 출생률이 높던 오키나와현의 인구까지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선 것을 주목하고 있다. 오키나와의 상황이 악화되면서, 조사 이래 처음 47개 도도부현(광역자치단체) 모두에서 인구가 감소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도쿄를 비롯한 수도권 인구도 2년 연속 줄어들었다.

반면, 일본에 사는 외국인 수는 지난해보다 28만9000명 늘어난 299만4000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코로나19에 따른 입국 규제가 해제되면서, 외국인 증가폭은 2013년 조사를 시작한 이래 최다가 됐다. 도쿄의 경우, 일본인 수가 2년 연속 감소했음에도 외국인의 증가로 인해 총 인구수는 전년 수준을 웃돌게 됐다.

인구 절벽 문제가 좀처럼 개선되지 않으면서, 일본 내에서는 경제성장 동력으로서 외국인 인구의 중요성에 주목하고 있다. 앞서 ‘일본국제협력기구’(JICA)는 정부가 제시한 2040년까지의 성장목표를 달성하려면 2020년 기준 외국인 인구의 4배에 해당하는 674만명이 필요하다고 추계한 바 있다. 후생노동성 산하 ‘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는 현재 수준의 외국인 증가가 이어질 경우, 오는 2067년쯤 총인구의 10.2%가 외국인이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경제·사회를 움직여 성장을 계속하려면 일본에서 능력을 발휘하고 싶은 외국인과의 공생은 빼놓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