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동 흉기난동범은 33세 조선…“또래 남성에 열등감”

경찰 “범행 잔인하고 피해 중대”
범행 전 흉기 훔치고 휴대폰 초기화

서울 신림동 흉기난동 피의자 조선(33). 서울경찰청

서울 관악구 신림동 번화가에서 흉기를 휘둘러 4명의 사상자를 낸 피의자 조선(33‧구속)의 얼굴이 공개됐다.

서울경찰청은 26일 신상공개위원회를 열고 “다중이 오가는 공개된 장소에서 흉기를 이용해 다수의 피해자를 살해하거나 살해하려고 한 사실 등에 비춰 범행의 잔인성과 피해의 중대성이 인정된다”며 이름과 나이·얼굴을 공개하기로 했다.

위원회는 이어 “피의자의 자백과 현장 CCTV, 목격자 진술 등 범행 증거가 충분하다”며 “범죄로 인한 국민 불안, 유사한 범행 예방효과 등을 고려할 때 공공의 이익이 크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조선은 지난 21일 신림역 인근 상가골목에서 20대 남성을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한 뒤 30대 남성 3명에게도 흉기를 휘둘러 23일 구속됐다.

경찰 수사 과정에서 조선이 범행을 사전에 계획한 정황이 포착됐다. 그는 범행 전 자신의 아이폰XS 스마트폰을 초기화하고 인천에 있는 집에서 평소에 사용하던 컴퓨터의 본체를 망치로 부순 것. 휴대폰 포렌식 결과 사건과 관련 있는 검색이나 통화 등은 발견되지 않았다. 컴퓨터 내부 하드웨어에 대한 포렌식 작업은 진행 중이다.  

조선 스스로도 사전에 계획했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는 경찰에 “마지막으로 할머니를 보려고 독산동 집에 들렀는데 하필 그때 ‘왜 그렇게 사냐’고 말을 해서 더 화가 났다”고 진술했다. 그는 특정한 직업 없이 인천의 이모집과 서울 금천구 독산동 할머니집을 오가며 생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경제적 무능과 함께 신체조건에 대한 열등감도 범행동기가 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남들보다 키가 작아 열등감이 있었다”, “오랫동안 나보다 신체적·경제적 조건이 나은 또래 남성들에게 열등감을 느껴왔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다만 피해자 성별을 가리지는 않았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경찰은 ▲범행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경우 ▲범죄를 저질렀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는 경우 ▲국민 알권리 보장과 재범방지·범죄예방 등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시 신상공개 여부를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