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부족에 우울한 중국 노동시장…일용노동자 "임금 낮아져"

차병섭 2023. 7. 26.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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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경기 둔화와 일자리 부족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일용직 노동자와 청년층 사이에서도 어려움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26일 보도했다.

WP는 최근 베이징 교외 인력시장을 방문했다면서, 이른 시간임에도 구직자 수백명이 혹시나 일자리가 있을까 모여있었고 업체 측이 간단한 면접 후 소형승합차에 노동자들을 태우고 현장을 떠나는 장면이 반복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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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공, 임금·일자리 줄며 불만…'역대 최다' 대학졸업자에 취업난 예고
중국 건설 현장의 한 노동자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중국의 경기 둔화와 일자리 부족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일용직 노동자와 청년층 사이에서도 어려움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26일 보도했다.

WP는 최근 베이징 교외 인력시장을 방문했다면서, 이른 시간임에도 구직자 수백명이 혹시나 일자리가 있을까 모여있었고 업체 측이 간단한 면접 후 소형승합차에 노동자들을 태우고 현장을 떠나는 장면이 반복됐다고 전했다.

이날 끝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한 40대 남성은 WP 인터뷰에서 몇 년 전 네이멍구 자치구에서 베이징으로 왔다고 본인을 소개하면서, 점점 일거리를 찾기 어려워지고 있으며 5년 전보다 낮은 임금수준을 받아들일 때도 많다고 호소했다.

그는 창문이 없고 자그마한 자신의 방 임대료는 계속 오르고 있다면서, 베이징에 계속 머무를지 아직 정하지 못한 상태라고 말했다.

또 일용직 근무를 하는 데 대해 "더 자유롭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사실은 선택지가 없다"고 토로했다.

최근 중국 온라인상에 퍼졌다가 검열된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육체노동자의 임금이 오르기는 했지만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따라잡지 못했고 전망도 어두운 것으로 평가됐다는 게 WP 설명이다.

또 안후이 사범대학 소속 사회학자인 추펑셴의 연구에 따르면 농민공 등 중국 내 이주노동자들은 저축·연금·사회보장 부족 등을 이유로 최대한 오랫동안 일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지난해 기준 50세를 넘긴 중국 내 농민공 숫자가 8천600만명에 이르는 가운데, 55세를 넘기면 건설 현장에서 일할 수 없게 한 새로운 규정도 이들에게 고민거리가 되고 있다.

WP는 대도시에서 많은 돈을 벌겠다는 농민공들의 꿈이 멀어지고 있다면서, 임금은 깎이고 일자리는 줄어들고 있다는 불만이 곳곳에서 나온다고 전했다.

한편 올여름 대학 졸업생이 1천158만명 쏟아져나올 예정인 만큼, 청년층에서도 사상 최악의 취업난이 예고된 상태다.

중국 당국의 발표에 따르면 6월 중국의 청년(16∼24세) 실업률은 21.3%로 지난달(20.8%)에 이어 역대 최고치를 또다시 새로 썼다.

베이징대 장단단 교수는 취업난 때문에 구직 의사를 접은 '탕핑'(가만히 누워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뜻)족과 부모에게 얹혀사는 '캥거루족' 등을 실업자에 포함할 경우 3월 실업률이 46.5%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기도 했다.

대학에서 인테리어 디자인을 전공한 한 20대 청년은 WP 인터뷰에서 그래픽 디자인 회사에 취업했다가 박봉 때문에 그만두고 부모 집으로 돌아왔다면서, 본가에서 가사를 하는 이른바 '전업 자녀'가 됐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어 중국의 빈부격차 확대와 제한된 일자리를 두고 펼쳐지는 경쟁 등을 거론하며 중국 정부가 제시한 '샤오캉 사회'(小康社會·의식주 걱정이 없이 비교적 풍족한 사회)에 대해 "피상적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내가 구직하더라도 직장에서는 최저 임금을 주면서 최대 업무를 요구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WP는 '제로 코로나' 해제 이후 중국의 경기 회복세가 기대에 못 미치고 부동산 경기·소비도 둔화한 상태라면서, 시진핑 국가 주석이 분배를 강조하며 내놨던 '공동부유' 국정 기조에도 불구하고 일자리는 줄어든 상태라고 덧붙였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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