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한테 "나 좀 만져줘. 꽃뱀아냐" 황당 여성승객

여수경찰, 승객 신원 확인 강제추행죄 적용 검토

[헤럴드경제(여수)=박대성 기자] 경찰이 60대 택시 기사에게 자신의 다리를 만져달라고 요구한 여성 승객의 신원을 확인하고 수사에 나섰다.

26일 여수경찰서에 따르면 택시 기사인 60대 A씨는 앞자리에 탑승한 20대 여성 승객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며 최근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고소장에 의하면, A씨는 지난 5월 24일 새벽 1시 30분께 여수시 학동에서 한 여성 승객을 태웠다.

조수석에 앉은 이 승객은 목적지까지 가던 중 갑자기 A씨에게 블랙박스를 꺼달라고 요구했다.

A씨는 임의로 블랙박스를 끌 수 없다며 거부했고 계속해서 블랙박스를 꺼달라는 이 승객과 실랑이를 벌였다.

목적지에 도착하자 이 승객은 이번에는 자기 몸을 만져달라고 요구하는 황당한 상황이 벌어졌다.

택시기사 A씨가 이를 거절하자 이 승객은 A씨의 팔을 잡고 자기 허벅지로 끌어당기기까지 하며 성추행을 유도했다.

그러면서 이 여성승객은 "나는 꽃뱀이 아니다"며 줄기차게 만져달라고 요구했으나, 택시기사 A씨는 여성승객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았고 그는 하차했다.

A씨는 이후 해당 장면이 담긴 블랙박스와 함께 경찰에 고소장을 냈다. A씨는 이 사건 이후 심각한 공황장애를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승객이 하차한 지점을 중심으로 CC(폐쇄회로)TV 등을 분석해 20대 여성의 신원을 확인했다.

경찰은 조만간 이 여성을 불러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강제추행 혐의를 적용할지 검토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여성 승객과 조사 시기를 조율 중이다"면서 "조사를 마치는 대로 강제추행 혐의로 입건할지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parkd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