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에코프로 포스코로 우르르…빚투 20조 돌파

최아영 매경닷컴 기자(cay@mk.co.kr) 2023. 7. 26.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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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증권사에 빚을 내 투자하는 ‘빚투’ 규모가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 4월 소시에테제네랄(SG) 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 이후 감소세를 보였던 신용융자잔고는 20조원을 돌파했다. 올해 에코프로그룹와 포스코그룹 등 2차전지 관련주의 상승 속 빚투 자금이 코스닥시장에 쏠리면서 투자 과열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날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20조596억원을 기록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20조원을 돌파한 건 지난 4월 이후 3개월 만이다. 시장별로 보면 유가증권시장 9조9197억원, 코스닥시장은 10조1399억원 수준으로 코스닥 신용 잔액이 코스피를 뛰어넘었다.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투자자가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려 투자를 한 뒤 갚지 않은 금액이다. 이 금액이 늘어난다는 건 주가 상승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이 많다는 의미다.

올해 신용거래융자는 연초 16조원 규모에서 매달 증가하기 시작해 지난 4월 말 20조원을 넘어섰으나 곧바로 SG 증권발 5개 종목 하한가 사태를 계기로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지난 5월 18조원대로 하락했던 신용거래융자는 지난달 중순 다시 19조원을 돌파했다.

빚투 자금의 대부분은 2차전지 관련주로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월 초부터 전날까지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산 종목은 POSCO홀딩스로 7조805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그 다음으로 많이 사들인 종목은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으로 각각 9256억원, 6886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특히 포스코그룹주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 5월부터 일제히 급증했다. POSCO홀딩스를 비롯한 포스코그룹 6개 종목의 빚투 규모도 1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빚투가 늘어난 배경에는 2차전지 종목들의 급등세가 원인으로 꼽힌다. 포스코그룹은 최근 2차전지 소재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 POSCO홀딩스와 포스코퓨처엠 은 코스피 시가총액 순위 각각 4위와 8위에 올랐다. 이들 2종목의 합산 시가총액은 100조원에 육박한다.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1‧2위인 에코프로비엠과 모회사 에코프로는 이날 각각 58만4000원, 153만9000원까지 오르면서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의 시가총액도 44조5000억원, 32조7000원으로 각각 현대차(42조), NAVER(32조)의 시총을 앞질렀다.

문제는 주가 하락 시 반대매매가 발생할 수 있고, 이는 다시 증시를 더 끌어내리는 악순환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시장에서는 2차전지 종목 중심의 쏠림 현상이 심화되면서 코스닥 시장이 과열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날도 2차전지 관련주들의 하락세에 코스닥지수가 장중 900선 아래로 내려가는 등 증시 변동성이 커졌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몇일 동안 시장의 수급을 다 흡수했던 2차전지 관련 그룹주들의 주가와 수급 변동성이 시장 전체를 흔들어 놓고 있는 분위기”라며 “그동안 이들의 주가를 끌어올렸던 수급과 심리적인 요인이 반대 급부 현상을 겪고 있는 게 유력해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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