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반도체 단체가 "이민 개혁해달라" 한 이유는…전문인력 부족 경고

정혜인 기자 2023. 7. 26.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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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반도체 등 세계 첨단산업 공급망의 중심으로 만들겠다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메이드 인 아메리카' 계획이 전문인력 부족으로 차질이 생길 거란 경고가 제기됐다.

그러면서 △반도체 제조 및 첨단 제조 부문의 기술 인력 양성을 위한 지역 파트너십 및 프로그램 지원 강화 △엔지니어 및 컴퓨터 과학자를 위한 미국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분야 성장 강화 △해외 인재 확보를 위한 미국 이민정책 개혁 등을 기술 인력 강화 방안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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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까지 반도체 인력 6.7만명 부족 전망…
미국 이과 석·박사 취득자 절반 이상 외국인,
미·중 갈등 등으로 졸업 후 대부분 미국 떠나
/로이터=뉴스1

미국을 반도체 등 세계 첨단산업 공급망의 중심으로 만들겠다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메이드 인 아메리카' 계획이 전문인력 부족으로 차질이 생길 거란 경고가 제기됐다. 관련 업계에선 해외 인재를 확보할 수 있도록 이민정책 등의 제도 개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 TSMC는 인력부족 문제로 미국 공장 가동 시기를 늦춘 바 있다.

25일(현지시간)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는 옥스포드이코노믹스와 공동으로 발표한 '치핑 어웨이(Chipping Away): 미 반도체산업이 직면한 노동시장 격차 평가 및 해결'이란 보고서를 통해 2030년까지 반도체 산업이 6만7000명의 인력 부족에 직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미 반도체업체들이 2030년까지 미국에 11만5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현재 미국 학위 수여율을 고려하면 새로 생긴 일자리의 58%인 6만7000개 정도가 채워지지 않을 거란 분석이다. 특히 엔지니어 부족 문제가 심각할 것으로 봤다.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까지 모자란 석·박사 엔지니어는 전체 부족 인력의 41%인 2만7300명으로 추산됐다.

현재 미국 대학에서 과학, 수학, 공학 등 이과를 전공하는 미국인이 많지 않고, 그나마 있는 이과 전공생들은 대부분 외국인으로 졸업 후 미국을 떠날 것으로 예상된다는 이유에서다. 미국 대학 석사 졸업생의 50%, 박사 학위 소지자의 60% 이상이 외국인이다. 이들 중 석사 80%, 박사 25%는 이민정책의 장벽과 자신의 선택으로 졸업 후 미국을 떠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매년 약 1만6000명의 석·박사급 외국인 엔지니어가 매년 미국을 떠나는 것으로 추산됐다. 미·중 간 긴장 고조도 여기에 한몫했다. 미국 국립과학재단(NSF)의 박사학위취득조사에 따르면 2017년 이전까지 중국인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박사학위 취득자의 80% 이상이 미국에 남을 계획을 밝혔으나 2021년 조사에서는 그 비율이 74%로 줄었다.

/사진=미국반도체산업협회(SIA) 홈페이지

존 뉴퍼 SIA 회장은 "(반도체) 산업 규모가 확대하면 그만큼 더 많은 인재가 필요하다. 이 문제(인력 부족)를 해결하지 못하면 우리 산업 전반이 흔들리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반도체 제조 및 첨단 제조 부문의 기술 인력 양성을 위한 지역 파트너십 및 프로그램 지원 강화 △엔지니어 및 컴퓨터 과학자를 위한 미국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분야 성장 강화 △해외 인재 확보를 위한 미국 이민정책 개혁 등을 기술 인력 강화 방안으로 제시했다.

반도체 전문인력 부족은 이미 바이든 행정부의 첨단산업 공급망 강화 계획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는 앞서 미국 내 전문인력 부족으로 애리조나에 건설 중인 반도체 생산공장의 가동 시기를 2024년에서 2025년으로 약 1년 연기했다. 류더인 TSMC 회장은 애리조나 공장 설립을 위해 대만에서 전문 엔지니어를 파견해 미국 현지 근로자들을 훈련시키고 있다며 "현지에 첨단 장비를 설치할 만큼 (미국이) 숙련된 인력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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