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성 멈춘 날 교과서 나른 아이들… 70년 묻힌 영상 찾았다

라제기 2023. 7. 26. 16:29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한국인 어른과 아이들이 교과서 뭉치를 옮긴다.

6ㆍ25전쟁 정전협정이 체결된 1953년 7월 27일 미군이 촬영한 영상에 담긴 모습이다.

짧은 흑백영상에는 포성이 멈춘 날의 평화와 재활에의 의지가 깃들어 있다.

이 영상을 비롯한 전후 미군 촬영 기록영상이 최근 미국에서 발굴됐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영상자료원 전후 미군 촬영 영상 발굴
한미동맹 70주년 맞아 27일 무료 공개
교사로 보이는 성인 2명이 정전협정이 체결된 1953년 7월 27일 초등학생들과 교과서를 운반하고 있다. 26일 공개된 미군 촬영 기록영상 속 한 장면으로 장소는 알 수 없다. 한국영상자료원 제공

한국인 어른과 아이들이 교과서 뭉치를 옮긴다. 뒤로는 교실로 보이는 초가건물이 보인다. 6ㆍ25전쟁 정전협정이 체결된 1953년 7월 27일 미군이 촬영한 영상에 담긴 모습이다. 짧은 흑백영상에는 포성이 멈춘 날의 평화와 재활에의 의지가 깃들어 있다. 이 영상을 비롯한 전후 미군 촬영 기록영상이 최근 미국에서 발굴됐다. 한국영상자료원은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26일 오전 서울 상암동 한국영상자료원 시네마테크에서 시사회를 열고 영상 일부를 공개했다.

영상은 미국국립문서기록관리청과 사우스캐롤라이나대학 도서관에서 찾았다. 발굴된 영상들은 필름 24개 릴 분량이다. 1953~54년, 1962~63년에 주로 촬영됐다. 미국이 전후 한국에 대한 무상원조를 한 시기, 유상원조로 정책 전환을 모색하던 때와 각각 겹친다. 미국이 도움을 널리 알리려거나 기록으로 남기려 한 의도가 영상에서 읽힌다.

촬영 의도와는 무관하게 기록물로서 가치를 무시할 수 없다. 전후 재건을 위한 한국인들의 활동, 미국의 도움, 양국 국민의 교류 등을 엿볼 수 있다. 1952년 서울 영등포 경성방직 공장이 정상화된 장면, 1954년 대구 ‘사동 우유죽 급식소’에서 배급받는 사람들 모습, 1964년 남대문의 풍광과 서울의 야경 등이 영상에 담겨 있다. 1960년대 영상은 모두 컬러라 당대 풍광을 생생하게 전한다. 자동차와 소달구지가 서울 도로를 함께 다니지만 ‘젖소표 대한마아가린’과 ‘한국타이야’ 같은 네온사인은 지극히 현대적이다. 김홍준 영상자료원장은 “영상 속에 담겨 있는 사람들 표정 하나하나, 스쳐가는 풍경이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힘이 있다”며 “발굴 영상은 종합적 정보를 담은 타임캡슐과 같다”고 평가했다.

영상자료원은 발굴된 영상 중 필름 6개 릴 분량을 27일부터 한 달 동안 홈페이지(www.kmdb.or.kr)에 무료 공개한다.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wenders@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