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월드컵 1차전 징크스? 우리에겐 믿음의 월드컵 3차전이 있었다
[스포탈코리아] 황동언 기자= '아직 월드컵은 끝나지 않았다.'
25일 11시(한국 시간)에 펼쳐진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조별 리그 H조 콜롬비아 vs 대한민국 경기에서 콜롬비아의 카타리나 우스메(ADC 페메니노)와 린다 카이세도(레알 마드리드 위민) 골로 0-2 패배하며 1차전 징크스를 이어갔다.
전반 7분과 10분 연속해서 최유리(현대제철)와 지소연(수원FC 위민) 위협적인 찬스를 만들며 주도하고 있던 전반 28분 심서연(수원FC 위민)의 불운한 핸드볼 파울로 인한 페널티킥 허용했다. 먼저 실점한 한국은 전반 38분 골키퍼 윤영글의 실책성 플레이로 추가 실점했다.
콜린 벨 감독은 후반전에 교체 카드로 강력한 피지컬을 무기로 한 박은선(서울시청)과 07년생 혼혈 선수 케이시 유진 페어(PDA) 등 공격수 투입을 계속해서 시도했지만 만회골 득점에는 실패하며 경기를 마쳤다.
벨 감독은 "지면 좋지 않지만 오늘의 순간을 기억해야 한다. 패배도 인생의 일부다. 너무 처지지 말고 계속 전진해야 한다. 계속 나아가야 한다. 2시간 정도 지나면 나도 다시 일어설 수 있다"고 밝혔다.
벨 감독이 말한 것처럼 우리의 월드컵이 오늘의 패배로 끝난 것이 아니다. 우리는 1차전 혹은 2차전에서 아쉬운 결과 후 3차전에서 달콤한 승리를 맛보며 토너먼트 진출에 성공한 사례들이 여러 차례 있다.
2002 한일 월드컵에서 2차전 반드시 이겨야 했고 이길 수 있는 상대라고 생각했던 미국에게 1-1 무승부를 기록하며 아쉬움을 삼켰지만 3차전에서 2000년 발롱도르 수상자인 당대 최고의 축구 스타 루이스 피구를 중심으로 한 유럽의 강호 포르투갈을 박지성의 환상적인 왼발 슛으로 1-0으로 꺾으며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2010 남아공 월드컵 역시 2차전 'GOAT'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가 출격한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메시를 막으려다 곤살로 이과인에게 해트트릭을 허용하며 1-4로 무너졌다. 그러나 3차전 아프리카 월드컵이라 까다로운 상대로 지목되었던 나이지리아를 이정수와 박주영의 득점으로 2-1로 격파하며 극적으로 16강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멕시코의 패배로 인해 '경우의 수'로 아쉽게 토너먼트 진출은 하지 못했지만 이번 월드컵과 같은 3차전 상대인 '디펜딩 챔피언' 독일을 만나 당시 피파랭킹 1위의 전차 군단을 김영권의 선제골과 손흥민의 결승골을 포함해 2-0으로 침몰 시키며 집에 돌려보낸 '카잔의 기적'을 일궈낸 역사가 있다.
당장 작년에 열렸던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2차전 '1승 제물'로 여겼던 가나에게 2-3 충격적인 패배를 기록하며 탈락의 기운이 우리를 덮쳐왔지만 3차전 2002년에 이어 다시 한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 나스르)가 있는 포르투갈을 김영권과 황희찬의 득점에 힘입어 2-1로 극적으로 꺾으며 16강 행 막차를 탄 좋은 기억이 아직 잊혀지지 않았다.
여자 월드컵도 예외는 아니다. 2015 캐나다 여자 월드컵 1차전 브라질에게 0-2로 지고, 2차전에서 코스타리카와 2-2로 비기면서 조 최하위인 4위에 머물렀으나 3차전에서 스페인을 조소현의 동점골과 교체 투입된 김수연의 짜릿한 역전골로 2-1로 제압했다. 한국은 조 4위에서 조 2위로 올라서며 여자 월드컵 사상 첫 16강 진출을 달성했다.
물론 2위 자리를 놓고 경쟁할 것으로 예상된 콜롬비아를 상대로 패배한 것은 매우 뼈아프다. 그러나 우리가 2차전 H조에서 상대적으로 가장 약체로 평가 받는 모로코를 상대로 다득점 클린시트 승리를 거둔 후 운명의 3차전에서 해오던 대로 우승 후보를 상대로 승리해 토너먼트에 진출하는 그림을 충분히 그릴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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