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진기 창조인상' 역대 수상자 살펴보니
홍진기 기리기 위해 2010년부터 3명씩
과학, 사회, 문화 예술 등 세 분야서 수상
[미디어오늘 장슬기 기자]
홍진기 전 중앙일보 회장 유지를 기리기 위해 만든 '홍진기 창조인상'이 올해로 14회를 맞았다. 올해 수상자는 과학기술부문 강기석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 사회부문 김성민 브라더스키퍼 대표, 문화예술부문 류성희 영화미술감독(영화 헤어질결심·아가씨 등)이다.
홍 전 회장 아들인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중앙화동재단은 매년 과학기술, 사회, 문화예술 등 세 분야에서 창의적 업적을 이룬 개인이나 단체에 홍진기 창조인상을 수여한다. 상금은 5000만 원이다. 매년 3월경 모집을 시작해 두 달간 심사를 거쳐 5월 수상자를 결정한다.
유력 일간지 입장에선 각계 저명 인사와 우호적 연을 맺는 효과가 있고 수상자 입장에선 높은 상금뿐 아니라 자기 업적을 알릴 기회를 얻는다는 장점이 있다.
중앙일보, 월간중앙 등은 수상자와 수상 이유를 담은 기사뿐 아니라 수상자들의 성과를 중심으로 '특별기획' 기사를 싣기도 한다. 수상자들의 추가 동정은 '사랑방'과 같은 인물면에서 다뤄지기도 한다.
미디어오늘은 그동안 어떤 인사들이 홍진기 창조인상을 수상했는지 살펴봤다.
홍진기 창조인상이 제정된 2010년부터 2021년까지 심사(심사위원장)를 맡은 이홍구 전 국무총리(중앙일보 고문, 유민문화재단 이사장)는 다음해인 2022년 특별상을 수상했다. 통상 3개 부문에서 시상이 이뤄지는 데 2022년에는 이 전 총리를 추가해 4명에게 상을 줬다.
특별상은 2020년(11회)에도 있었다. 특별상을 수상한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중앙일보 고문)은 '홍진기 창조인상' 이름을 정한 인물로 중앙일보 논설위원을 지내기도 했다. 이 전 총리와 이 전 장관은 중앙일보 고문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2016년 3월 인공지능 알파고와 대국을 펼친 이세돌 9단은 상금을 기부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가수 싸이(2013년 사회), 만화 '미생'을 그린 윤태호 작가(2015년 사회), 석해균 선장을 치료하는 등 국내 외상외과 분야 중요성을 알린 이국종 아주대 의대 외상외과 교수(2012년 사회), 손열음 피아니스트(2019년 문화예술) 등도 수상했다.
개인이 아닌 단체가 수상한 곳은 2010년 반크(사회), 2011년 맥지(사회), 2014년 제주올레(사회), 2018년 여자 컬링대표팀(사회), 2022년 통영국제음악제(사회) 등이다.
홍진기 창조인상 심사위원 중에는 중앙일보를 비롯해 언론계와 가까운 인사들이 적지 않다. 1회 때부터 심사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송호근 한림대 석좌교수는 오랜기간 중앙일보에 칼럼을 써왔고, 역시 1회 때부터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김명자 전 환경부 장관은 중앙일보 객원기자, 유민문화재단 이사, KBCSD 언론상 심사위원장 등을 지냈다.
2020년부터 심사위원을 맡은 김은미 서울대 교수는 지난 3월부터 격월로 중앙일보에 칼럼을 쓰고 있다. 2013년부터 심사위원을 맡은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는 2020년부터 약 2년간 중앙일보 칼럼니스트로 활동했다. 2010~2016년 심사위원을 맡은 오세정 전 서울대 총장은 매달 중앙일보에 '선데이칼럼'을 쓰고 있다.
중앙화동재단은 홍진기 창조인상에 대해 “대한민국 건국과 산업 발전기에 정부, 기업, 언론 분야에서 활동하며 창조적 삶을 실천하는 데 온 힘을 쏟았던 고(故) 유민 홍진기 전 중앙일보 회장 유지를 기리기 위해 제정했다”며 “유민 홍진기 선생은 생전에 새로운 성과와 가치를 일궈 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인물에게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홍진기 창조인상은 혁신적인 창조력 가치를 믿고 지원해온 유민 홍진기 선생의 뜻을 이어가는 아름다운 자리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과거에는 유민문화재단에서 홍진기 창조인상을 시상하다가 최근 중앙화동재단과 일원화해 운영한다.
홍진기 전 중앙일보 회장은 경성제대 법학과를 졸업해 전주지방법원 판사로 일했고 민족문제연구소가 펴낸 친일인명사전에 수록됐다. 이승만 정권 말 법무부 장관과 내무부 장관을 지냈다. 1958년 법무부장관으로 임명됐는데 당시 경향신문 강제 폐간과 이승만의 라이벌인 죽산 조봉암을 간첩으로 몰아 처형한 사건이 있었다.
내무부 장관 시절인 1960년 4·19 혁명 당시 그는 학생과 시민을 향한 발포를 명령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사형을 구형 받았다가 이후 징역 9개월형으로 감경됐다. 5·16쿠데타 후 다시 사형을 선고 받았다가 항소심에서 무기형으로 감형된 뒤 1963년 광복절 특사로 풀려났다.
이후 삼성 창업주인 이병철과 사돈을 맺고 중앙일보를 창간을 주도했다. 1968년 중앙일보 대표이사 사장, 1971년엔 동양방송 회장까지 겸임했다. 1986년 사망 당시엔 중앙일보 회장직을 맡고 있었다.
다음은 홍진기 창조인상 수상자 명단.
2022년(13회) : 노준석 포항공대 부교수(과학기술), 통영국제음악제(사회), 안톤 허(문화예술), 이홍구 전 국무총리(특별상)
2021년(12회) : 김수종 이노스페이스 대표(과학기술), 김보람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 예술감독(문화예술), 이수인 에누마 대표(사회), 송승환 PMC프로덕션 예술총감독(문화예술부문 공헌상)
2020년(11회) : 장혜식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과학기술), 고선웅 연출가(문화예술),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특별상), 사회부문 없음.
2019년(10회) : 최장욱 서울대 화학생명공학부 교수(과학기술), 박은정 경희대 동서의학대학원 융합건강과학과 교수(사회), 손열음 피아니스트(문화예술)
2018년(9회) : 박용근 KAIST 교수(과학기술), 류재준 작곡가(문화예술), 여자 컬링대표팀(사회)
2017년(8회) : 김진수 기초과학연구원 연구단장 겸 서울대 화학부 겸임교수(과학기술), 최인철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사회), 문영대 미술평론가(문화예술)
2016년(7회) : 권세창 한미약품연구센터 소장(과학기술), 이세돌 프로바둑 사범(사회), 김달진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장(문화예술)
2015년(6회) : 김대형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과학기술), 윤태호 한국만화가협회 부회장(미생 만화가, 사회), 조민석 매스스터디스 대표 (건축가, 문화예술)
2014년(5회) : 정광훈 MIT 대학 조교수(과학), 제주올레(사회), 서진석 대안공간 루프디렉터 전시기획자(문화)
2013년(4회) : 권성훈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조교수(과학), 가수 싸이(사회), 김승근 통영국제음악제 축제감독(문화)
2012년(3회) : 김진혁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박사(과학), 이국종 아주대 의대 외상외과 교수(사회), 이자람 소리꾼(문화)
2011년(2회) : 김은성 카이스트 물리학과 부교수(과학), 맥지청소년사회교육원(사회), 박종선 가구디자이너(문화)
2010년(1회) : 홍병희 성균관대 화학과 교수(과학), 반크(사회), 김영준 도시건축 대표(문화예술)
다음은 홍진기 창조인상 심사위원 명단
2022~2023년 : 김명자 전 환경부 장관(창조인상위원회 위원장), 권오경 한양대 석좌교수, 유욱준 한국과학기술한림원장, 송호근 한림대 석좌교수, 김은미 서울대 교수,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 이건용 전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
2020~2021년 : 이홍구 전 총리, 김명자 서울국제포럼 회장, 권오경 한국공학한림원 회장,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 이건용 전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 송호근 포항공대 석좌교수, 김은미 서울대 교수
2017~2019년 : 이홍구 전 총리, 송자 전 교육부 장관, 송호근 포항공대 석좌교수, 김명자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회장, 권오경 한국공학한림원 회장,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 이건용 전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
2015~2016년 : 이홍구 전 총리, 송자 전 교육부 장관, 송호근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김명자 전 환경부 장관, 오세정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 유홍준 명지대 미술사학과 석좌교수, 이건용 서울시오페라단 단장
2013~2014년 : 이홍구 전 총리, 송자 전 교육부 장관, 송호근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김명자 전 환경부 장관, 오세정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 강준혁 한국문화의집협회 이사장, 유홍준 명지대 미술사학과 석좌교수
2010~2012년 : 이홍구 전 총리, 송자 전 교육부 장관, 송호근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김명자 전 환경부 장관, 오세정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 강준혁 성공회대 문화대학원장, 승효상 이로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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