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투자, 반년 만에 역성장… 정부 돈 줄 묶이고, SOC 유찰까지

조은임 기자 2023. 7. 26.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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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 1·2공구 건설공사는 지난해 11월 첫 입찰이 있었지만, 유찰을 거듭하면서 공사에 난항을 겪고 있다.

건설투자의 역성장은 지난해 3분기(-0.1%) 이후 6개월 만의 일이다.

사업기간이 긴 재정공사의 경우 애초에 공사비가 여유가 있지 않은 데다, 입찰시 책정된 공사비로 수 년 뒤까지 공사를 진행해야 하니 건설사 입장에서는 응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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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건설투자 전기比 0.3% 감소… 6개월 만의 역성장
공사비 급등, 난이도 높고 공기 긴 토목공사 유찰
SOC 예산 전년比 11% 줄어… 세금 걷히는 속도 더뎌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 1·2공구 건설공사는 지난해 11월 첫 입찰이 있었지만, 유찰을 거듭하면서 공사에 난항을 겪고 있다. 배곧서울대학교 건립공사, 새만금 신항 진입도로 개설공사 등 공공입찰 공사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시공을 맡을 능력이 있는 대형 건설사들이 입찰에 참여를 꺼리면서다. 원자재, 인건비 급등으로 공사비가 치솟는 상황에서 수익성이 떨어지는 재정공사에는 나서지 않고 있는 것이다. 사회간접자본(SOC) 예산마저 쪼그라든 상황에서 이처럼 시공 여건 마저 악화되자 올해 2분기 건설투자는 전분기 대비로 역성장 했다. 겨우 성장세를 되찾는 듯 했던 건설투자가 반년 만에 다시 꺾였다.

경기도 여주시의 한 토목 건설 현장(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조선DB

26일 한국은행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속보치 통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건설투자는 전기대비 0.3% 감소했다. 건설투자는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1.3%씩 성장한 바 있다. 건설투자의 역성장은 지난해 3분기(-0.1%) 이후 6개월 만의 일이다. 경제활동별 GDP 항목에서도 건설업은 전기대비 3.4% 역성장해 9개월 만에 감소로 돌아섰다. 한은은 ‘토목건설’을 배경으로 지목했다. 강원도 일대의 대규모 발전소 공사가 마무리 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설명했다.

건설업계에 보는 시각은 조금 다르다. 원자재, 인건비 급등 여파가 건설은 물론 토목공사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5월 건설공사비지수는 151.16포인트(p)로 전년대비 2.7% 상승했다. 국내 1위 시멘트 업체인 쌍용C&E의 경우 가격 인상을 거듭해 2021년 톤당 7만5000원선이던 시멘트 가격이 12만원선을 넘어섰다. 2년간 50% 이상 오른 셈이다.

건설사들은 규모가 크고 난이도가 높은 토목공사일 수록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고 토로한다. 사업기간이 긴 재정공사의 경우 애초에 공사비가 여유가 있지 않은 데다, 입찰시 책정된 공사비로 수 년 뒤까지 공사를 진행해야 하니 건설사 입장에서는 응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서울시와 같은 지자체,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사 등에서 발주하는 공공공사에서 유찰이 거듭하고 있는 이유다. 올해 1~3월 기술형입찰 사전심사에서는 60%가 유찰됐다.

박철한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 들어 토목공사 부문에서 수주가 성사되지 않으면서 물량이 집행되지가 않았다”면서 “수년 전 책정된 경직적인 단가로 맞춰서 공사를 진행해야 하니 최근처럼 공사비가 오르는 상황에서는 건설사들이 진입을 꺼리는 것”이라고 했다.

정부의 전반적인 재정정책 기조 또한 건설투자가 크게 성장하기 어려운 배경이다. 그간 물가 자극을 최소화하기 위해 재정지출에 소극적이었던 데다가 세수가 크게 줄면서 확장적 재정정책에 나서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올해 세입 목표치는 400조5000억원이지만 지난 5월까지의 국세수입 진도율은 전년보다 9.7%p 감소한 40.0%에 불과하다. 이는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0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SOC 예산 자체도 올해 대폭 줄었다. 올해 SOC 예산은 25조1000억원으로 전년대비 11.3% 감소했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토목공사에는 정부의 전반적인 재정정책 기조가 중요하게 작용한다”면서 “확장적 재정정책으로 경기부양에 나설 상황이 아닌 만큼 정부는 세금을 깎아 소비·투자를 살리겠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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