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100% 오렌지주스 사라진다...원액 가격 급등에 함량 축소

지영호 기자 2023. 7. 26.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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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스시장 1위 델몬트가 이달부터 주스 제품의 과즙 함량을 축소한다.

글로벌 오렌지주스 원액 가격이 급등한 영향인데 용량을 줄여 가격인상 효과를 얻는 '슈링크플레이션'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델몬트가 주스 과즙 함량을 줄이는 것은 오렌지주스원액 가격이 급등한 영향이다.

플로리다 오렌지를 주력으로 하는 델몬트와 달리 썬키스트는 캘리포니아 영농조합으로 만든 브랜드지만 국제선물시장 가격 급등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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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스시장 1위 델몬트가 이달부터 주스 제품의 과즙 함량을 축소한다. 델몬트가 자랑해 온 100% 오렌지·포도 음료도 사라지게 된다. 글로벌 오렌지주스 원액 가격이 급등한 영향인데 용량을 줄여 가격인상 효과를 얻는 '슈링크플레이션'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26일 식음료업계에 따르면 주스 브랜드 델몬트를 보유한 롯데칠성음료는 이달부터 주스 제품의 과즙 함량과 성분 조정 리뉴얼을 오는 9월까지 순차적으로 적용한다.

리뉴얼 대표 품목은 델몬트 오렌지, 포도의 180mL, 400mL, 1.5L 페트 제품이다. 이들 제품의 과즙 함량을 종전 10%, 12%, 20%, 80%, 100%에서 8%, 10%, 15%, 45%, 80%로 낮추는 것이 골자다. 최소 16%에서 최대 43% 과즙을 축소하는 셈이다. 이에따라 그동안 델몬트가 자랑한 100% 오렌지·포도 음료도 사라지게 된다.

델몬트가 주스 과즙 함량을 줄이는 것은 오렌지주스원액 가격이 급등한 영향이다. 미국뉴욕상품거래소에 거래되는 오렌지주스 선물가격은 지난해 5월1일 기준 파운드당 177달러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오르기 시작해 현재 300달러를 넘어섰다. 오렌지주스 선물가격이 300달러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가격이 급등한 것은 미국 플로리다주의 이상기후와 감귤녹화병으로 수확량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오렌지 생산량은 86년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엔 감귤녹화병이 세계 최대 오렌지 수출국인 브라질까지 번지면서 선물가격 급등을 초래했다.

플로리다·브라질, 감귤녹화병 확산으로 오렌지 수확량 급감...오렌지주스 선물가격 급등

이미지투데이
상황이 이렇자 다른 주스 브랜드들도 오렌지 원액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국내 2위권 브랜드 미닛메이드(코카콜라)와 썬키스트(해태htb)를 판매하는 LG생활건강은 자체 브랜드의 글로벌 유통망을 확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추가 수급처 확보를 진행 중이다. 플로리다 오렌지를 주력으로 하는 델몬트와 달리 썬키스트는 캘리포니아 영농조합으로 만든 브랜드지만 국제선물시장 가격 급등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설명이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수확량 급감으로 산지와 상관없이 가격의 영향을 받고 있다"며 "다양한 수급처 확보를 위해 새로운 산지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과즙함량 축소가 정부의 물가안정 기조 압박으로 판매가격을 인상하지 못하자 용량을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 사례라고 보는 지적도 있다. 전체 용량은 유지하면서도 핵심 원료의 용량을 낮춰 가격인상 효과를 본다는 설명이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생산비 부담 때문이라 하더라도 원재료 비율을 줄이는 것은 용량을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의 범주에 있다"며 "소비자가 기만당했다고 생각하지 않도록 변경된 내용을 눈에 띄게 표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영호 기자 tellm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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